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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소설 45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ㅣ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박지원 외 지음, 권정현 엮음 / 리베르 / 2022년 12월
평점 :
생각보다 한국의 고전소설을 접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당장 집 앞 도서관만 해도, 아동용으로 나온 고전소설은 있어도 중고생들이나 성인을 위한 고전소설은 찾기가 힘들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우리의 고전도 전문이 아닌 일부 발췌의 내용만 배우다보니, 지금 이 나이가 되어서 다시 내용들을 떠올려보자니, 기승전결을 그나마 어렴풋이 기억하는 건 그나마 판소리로 유명한 심청전, 춘향전, 토끼전에 흥부전과 콩지팥쥐전이 전부였다.
가끔 생각나고 내가 기억하는 이야기가 맞는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면 결말의 이야기는 참 다양하다.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이라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결말들. 답은 결국 책으로 봐야만 알듯 했다.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고전 소설이라는 제목으로 45가지의 이야기를 장르별로 나누어 수록해뒀다.
제목을 찬찬히 살펴보니, 제목도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가 12개, 제목은 들어봤으니 모르는 내용이 절반이다.
어쩌면 우리 세대들도 교과서에서 제목만 봤을 뿐, 실제로 읽은 사람은 몇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시대도 국영수 위주였으나, 문학은 국어 속에서도 비주류에 해당했으니까.)

이야기의 시작 전에 장르별로 나누어 장르에 대한 설명이 있고,

이야기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있고, 본문의 내용이 있고

책을 읽고 난 뒤 수업시간에 다룰만한 질문과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고전소설이라 한글로 해석된 전문이라고 해도 저렇게 어휘를 해석해주고, 주석을 달아주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저렇게 해석되어야 하는 어휘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정신사납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고전소설에 관심이 있는 나조차도 읽는 내내 머리가 어질할 정도였고, 머리 속에서 정리되지 못한 이야기에 책장을 앞뒤로 오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어른도 아이도 고전을 외면하는 이유는 단순 고리타분만이 문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고전을 찾아보고 즐겨보고 논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지금의 국어교육과는 완전 다른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 물론 이는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만. -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흐릿해져가던 기억들을 다시 붙들 수 있어서 좋았고, 궁금했던 이야기들의 기승전결을 확인해서 좋았고,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아가서 좋았다. - 뭐... 솔직히 관심없는 장르라 지루한 이야기도 있긴 했지만... -
과거의 사상과 이념이 지금과 맞지 않는데, 굳이 "이 이야기들을 속속들이 알아야 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도 있고, 그래서 읽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거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요즘 세상에 무조건적인 권선징악을 다룬 이야기가 교훈을 준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인간적사고방식" 즉 [측은지심]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측은지심]이야말로 사람이 가져야 할 아주 기본적인 마음이니까.
[출판사에서 책만 받아 읽고 쓰는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