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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반찬 걱정 없는 책 - 한 가지 재료로 매일 새로운 반찬과 국, 찌개
송혜영 지음 / 길벗 / 2022년 12월
평점 :
매일매일 하는 걱정 중 제일 큰 걱정이 "오늘은 뭐먹지?"다.
식성이 달라도 너무 다른 식구들과 산다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 일일 줄이야.
저 걱정만 덜어내어도 내 머리를 희끗희끗하게 만드는 흰머리의 지분이 확 줄어들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나는 밥, 국, 김치, 계란프라이 만 있어도 크게 상관없는 밥상이지만, 나머지 식구들에겐 그게 아닌가 보다. 밑반찬이라고 준비하는 게 나물반찬이 아닌 마른 반찬이면 그것도 아닌가 보다. 내 나름대로 집에 있는 재료들과 새로 장을 본 재료들을 요리조리 끼워맞춰가며 새로운 메뉴를 내 놔도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반찬만 있다면 -물론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는 제외지만- 먹을 게 없는 밥상이다. 문제는 내가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있으면 먹긴 하지만, 많이 먹지도 않는다. 내게 고기반찬은 한 달에 한 번만 먹어도 충분한 거라 그나마 제일 좋아하는 돈까스와 탕수육이 아니면 남들이 한 끼에 먹을 고기가 내겐 삼시세끼 먹어야 될 양이되기도 한다.
그렇게나 다른 식성을 가진 가족들을 위해, 냉파를 위해 만나봤던 "2만원으로 일주일 집밥 만들기" 책을 꽤 유용하게 이용했던지라 같은 작가님이 쓰신 이 책을 다시 만나기로 했다. 365일 반찬 걱정이 없다라니.... 일주일이면 저녁밥상 메뉴를 5일은 걱정하는데, 이 책만 보면 2~3일만 걱정해도 될 거 같았다. -매일 같은 반찬을 올릴 수는 없으니 고민은 당연한거고 - 근데, 그런면에서 살~짝 실망했다. 내가 좋아하는 반찬은 엄청 많은데, 가족들이 좋아할 만한 메인 메뉴가 될만한 음식은 몇 가지 없었기 때문이다. 주말인 오늘과 휴일인 내일의 밥상을 걱정하면서 메뉴를 꼼꼼히 살펴봤다.
메인 재료별로 소개된 여러가지 반찬 만들기.
재료는 자세하게, 레시피는 최대한 간결하게, 사진으로 다시 한 번 확인 시켜주는 친절한 레시피들이 너무 맘에 들었고, 붉은 색으로 적힌 다른 재료로 응용하는 방법도, 아주 아주 짧게 담긴 팁들도 좋았다.
솔직히, 식구들은 뭘 해줘야 되려나 고민하며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고기없이 만드는) 반찬들이 많아서 슬며시 웃음이 났다. 그 표정 들킬까봐 책으로 얼굴을 가려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그리고 장보러 간 마트에서 혼자만 좋아하는 재료라 양이 부담스러워서 못 사오던 야채들도 몇 가지 챙겨왔다. 응용레시피 대로 추가로 더 만들어 보려고ㅎㅎㅎ
몇 권의 요리책을 가지고 있긴 한데, 예전에 요리에 관심이 있고 곧잘 하던 때에는 재료가 잘 명시되어 있으면 레시피에 사진이 같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곧잘 따라했는데 (그리고 맛도 꽤 괜찮게 잘 냈는데), 요리에 관심이 없어진 요즘은 글자만 있는 레시피만 보면 괜히 뭔가 실수를 하는 거 같고 맛도 덜 나는 느낌이다. 아마 요리 실력이 줄어들면서 자신감도 같이 줄어들어서 그런듯 하다. 그래서 이렇게 사진이 첨부된 레시피를 보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확인을 할 수 있어서 그런가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제법 맛도 나는 듯하다.
책을 살펴보면서 그런 점들이 쏙 마음에 들어서 흐뭇했는데.... 내가 먹고 싶은 것들은 더 이상 인터넷으로 레시피 찾아가며 만들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는데.....(그러고 보니 진짜 간단한 것도 양념 때문에 꼭 레시피를 뒤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알게 되었음.)
아차.... 내 진짜 고민은 이게 아니었단 말이지.... 하... 어떡하지? 내일 성씨 다른 식구들의 저녁을..... ㅋㅋㅋㅋㅋ
출판사에서 책만 받아 읽고 쓰는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