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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쾌변 - 생계형 변호사의 서초동 활극 에세이
박준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오늘도 쾌변
책 제목이 <오늘도 쾌변>이다.
그래서 #변비 탈출이라던가, 하다 못해 변비에 좋은 음식과 운동을 소개하는 책인줄 알고 집었거나 지나쳤다면 안타깝게됬다. 세상 인간미 넘치는 변호사 아재의 어쩌고 저쩌고를 놓치게 됐으니 말이다. 에세이를 좋아하는 나는 보통 #여자 이거나, #작가 이거나, #여행 하는 에세이를 즐겨본다. 여자인 작가가 여행하는 이야기면 그냥 무조건 사고 본다. 남자 작가의 에세이로는 #언니네이발관 보컬인 #이석원 작가의 #보통의존재 #언제들어도좋은말 #우리가보낸가장긴밤 을 정주행한 기억 뿐이다. 그리고 실제로 남자 작가들의 에세이는 정말 적다!!!
그러다 만난 변호사 아재의 에시이: #오늘도쾌변.
일단 한번 크게 웃어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아재로 말할 것 같으면 어쩌다보니 변호사가 됬단다. 됬으니 그 일로 밥 벌어 먹고 산지 어언 9년차. 변호사 하면 떠오르는 각종 엘리트함, 시니컬함, 거기서오는 어떤 멋짐? 그런건 있기도 하겠지만 본인은 없단다. 그냥 남들 직장 다니는 것처럼, 남들 밥 벌어 먹고 사는 것처럼 그저 잘먹고 잘자고 잘싸는(중요!)게 중요한 남자, #박준형 작가다. 왠지 이 분께는 작가라거나 변호사보다 그냥 동네 아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작가를 폄하하는게 아니라 (그리고 동네 아재가 뭐 어때서!) 계급장이고 직업이고 나이고 다 떼고 이 분은 그냥 사는게 시트콤인 우리 모두 같은 분인걸!
공부 잘했고, 말 잘하고(아마도), 글 잘쓰고(아마도), 사회생활도 만렙일 것 같지만 생계형 변호사 aka 이 책 작가는 전부 다 쪼렙을 자처한다. 말도 글도 그럭저럭에 누차 말하지만 어쩌다보니 변호사가 되었고, 본디 아싸(아웃사이더) 기질이 강한데다 매사 긍정보다는 부정과 비난을 일삼는 그냥 그런 사람이란다. 이렇게나 솔직하게 그런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그의 문장은 군더더기 없고 담백하며 그래서 매력적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말한다. 어찌되었든 모든 자리에서 여차저차 밥 먹고 살려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여 파이팅하자! 라고. 더 솔직하고 싶지만 좁은 그 세계에서 한 두다리 건너면 아는 사람들 천지라 요 정도에서 그치는 걸 이해해달라고.
다 이해할테니, 2권 가요 작가님, 아니 동네 아저씨!
어쨌든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내일도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