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 집에 우주고양이가 도착했다 - 어린이 인권 너랑 나랑 더불어학교 4
이기규 지음, 오윤화 그림 / 길벗스쿨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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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4월이면 과학상상화그리기, 과학독후감쓰기, 고무동력기 날리기, 발명....
과학의 달을 맞아 매번 뻔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었다.
알약하나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뿌리엔 감자가 줄기엔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리는 새로운 식물들이 자라고, 바다속에도 도시가 들어차서 사람들이 살고, 우주로 여행을 가며 사람이 하는 일은 당연한 로봇이 대신하는 상상...
빠르고 편리한 것이 꼭 좋은 것인지, 예쁘지만 '쓸모없는' 감자꽃을 먹을 수 있는 토마토같은 열매로 바꾸야 하는 것이 왜 좋은 것인지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

그사이 만년설이 사라지고 북극곰이 설 자리를 잃고,
조상대대로 지나다니던 얼음길이 녹아서 배를 타고 다녀야하는 극지방의 사람들
삶의 터전이 물에 잠긴 사람들이 생겨나고
신종플루, 구제역, 조류독감, 슈퍼박테리아... 새로운 질병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100만년도 넘게 이어져오던 것들이
100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무섭게 변화한 것을 보면 
'진화한 신체는 감염을 막기 위해 늘 장갑을 끼고 있어야 하고, 미래에도 역시 맞벌이 부모의 빈자리는 어쩔 수 없어 그 자리를 로봇이 대신하고 살아있는 동물은 멸종되어 역사책 속에서나 볼 수 있다.'는 800년 뒤의 세상이 그럴듯해 보이기도 한다. 

 
800년 뒤로 시간을 옮겼지만 학교는 감시와 벌점속에서 학생들을 타율적으로 만드는 곳이다. 게다가 미술이나 음악, 체육은 사라졌고 좋은 직장을 얻는 데 필요한 것만 기계적으로 배우고 무지개색 버스로 학생들을 구분지어 학생들을 등수로 줄세워 서로를 경쟁상대로, 이기지 않으면 지는 상대로 만들고 있다. 조금 과장되긴 했지만 현실의 입시경쟁 속에서 아주 먼나라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4층에 사라진 과목의 잊혀진 할머니 할아버지 선생님들이 있었다는 건 조금 황당했지만...10시간의 '필요'에 의한 수업에 지친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골라 푹 빠져서 듣는 것이나 감정없이 학교에 완전히 적응하고 있는 전국1등 이든이 사실은 로봇이라는의외의 설정이 참 재미있었다 

흰표지를 가득채운 울퉁불퉁한 글씨의 제목. 가르릉 소리라도 내는 듯 기분좋게 기대고 있는 보라색 고양이, 커다란 얼굴에 작은 손을 가진 남자아이가 너무 예뻐서 받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인용문에 있는 귀여운 삽화그림도 그렇고 개성있고 따뜻한 오윤화님의 그림이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소심하고 겁많던 외로운 아이 로다가 우주고양이 보라를 만나서 생명의 따뜻함을 배워가며 변해가는 모습이 참 재미있게 그려져있고 친구를 지키기 위해서 벌점도 감수하며 부당한 것에 한 목소리를 내는 아이들이 무척 대견했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더하여 그 속에서 어린아이들이 누려야할 권리를 생각해보도록 이끌어주는 '우주고양이 보라가 알려주는 어린이 인권이야기'까지 담겨있어 어린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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