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대를 위한 드라마 속 과학인문학 여행 - 삶을 그려낸 드라마에 담긴 흥미진진한 과학, 그리고 따뜻한 인문학 십 대를 위한 인문학
최원석 지음 / 팜파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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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슬기로운 감빵생활, 낭만닥터 김사부, 힘센 여자 도봉순, 도깨비 등 몇가지는 나도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들인데.. 어떤 과학적 이야기를 담으셨을까? 목록만 봐도 기대가 되었다.
예를들어, 첨단의료기술의 발달로 유전자를 선별하여 우성유전자의 인간만 태어나게 할 수 있으면 어떨까? 아프지도 않고 모두 똑똑하고 머리좋고 불편함도 없이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사회를 다룬 영화가 가타카다. 우성유전자만 인정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자연적인 사랑의 결과로 태어난 인간은 열성인간이 되는 사회다. 몇번을 보고도 볼때마다 울컥하는 감동받은 영화인데 이 책에도 깨알같이 소개되어 있어 참 반가웠다. 첨단 기술도 진심을 다해 한계에 도전하는 인간의 열정과 노력을 이길 수 없다는 인간감동을 주기도 했지만.. 하나하나 골라서 사람을 “만들어 낸다”는 상상만으로도 그래도될까? 얼마전에 번 마이시스터즈키퍼에서 언니의 혈액암 치료을 위해 시험관아기로 낳은 동생과의 갈등이나 아일랜드에서 보여지는 복제인간들의 낙원은 인간을 위하는 일이라면 정말 모든 것이 허용 될 수 있을까? 복제인간이나 줄기세포 등을 쫓아가면 결국 인간윤리의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어릴때 미래에 발전된 기술이 인간의 삶에 가져올 변화를 기대하며 과학상상화를 그리고 글짓기를 할 때는 그 기술이 가져다줄 멋지고 편한 삶만 생각했지, 로봇의 역습이라던지 생명윤리같은건 미처 살피지 못했다.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생각하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갔어야하는데 말이다.
지구온난화라던지 환경호르몬, 미세플라스틱 문제도 눈앞의 성장과 발전에만 환호하며 그것이 가져올 먼, 혹은 근 미래의 생태계의 파괴는 별것아닌 일로 치부했던 부끄러운 역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크노스나 영화 엘리시움처럼 이러한 기술발전의 혜택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하는 문제도 놓쳐서는 안된다. 막대한 비용으로 만들어낸 인류의 성과가 결국은 1%의 선택받은 사람들에게만 쓰여진다면 과연 그것이 우리의 미래인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가볍게 혹은 묵직하게 고민했던 질문들을 작가님이 선별한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흥미롭게 전하고 같이 답을 찾아보자고 말걸고 있다.
이렇게 의학드라마나 sf같은 경우는 충분히 과학적인 의문을 가질법도 한데,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조선시대 양수청, 증기기관 등을 과학적으로 소개하면서도 복면가왕, 조로, 각시탈 등의 이야기를 더해 “가면”을 씀으로써 진짜 나를 숨기기도 하고 반면 숨어있던 나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가면을 벗었을 때의 책임감, 현대인의 익명성 등 곳곳에서 철학적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재미있는 드라마나 영화를 소개하는 것 자체도 재미있어서 봤던 것들을 떠올리고, 또 아직 못본 것은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 담겨있는 과학적인 원리나 기술을 이야기하면서 때론 가볍게, 때론 묵직하게 삶에 대한 생각을 더해주는 이 책은 십대는 물론 어른들이 봐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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