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집 스트로베일 하우스 - 볏짚으로 짓는 생태주택
이웅희.홍순천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새집증후군. 집이나 건물을 새로 지을 때 사용하는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로 인해 거주자들이 육체ㆍ정신적으로 느끼는 건강상의 문제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를 유발하는 오염물질은 짧은 시간 노출될 경우에도 두통, 가려움, 현기증,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더욱이 장시간 노출될 경우 그 증상이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어 심각하다.

문제는 새집증후군의 발생지가 대부분 거주지라는 것. 자연히 오염에 장기간 노출될 수밖에 없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해당 기관에서는 질병 유발의 가능성이 있는 건축자재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하며 등의 해결책을 찾는 중에 있다. 하지만 이미 오염유발 재료를 이용해 준공검사까지 마친 건물의 경우 새로운 법안은 효력이 없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과 웰빙에 대한 욕구가 더해져 ‘생태주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추세다. 이는 곧 전원주택과 귀농을 꿈꾸는 일부에게 자극이 되어 향후 주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착되리라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박차를 가할 전망.

아쉬운 점은 일반인들이 친환경적인 주택에 대한 정보를 얻는 일은 쉽지 않은 현실. 정보 취득이 가장 용이한 도서의 경우만 봐도 대부분 실제 경험보다는 전문적인 이론 위주로 이해의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실망은 금물. 여기 자연 속 주거공간의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독자에게 반가운 책이 하나있다.

바로 <스트로베일 하우스>(시골생활. 2007). 부제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집’이다. 생태주택 ‘스트로베일 건축’ 연구가이자 이를 이용한 주택을 직접 지어 살고 있는 이웅희, 홍순천 씨가 썼다. 이 둘은 시골 생활을 하겠다는 공통의 관심사 하나만으로 의기투합해 2004년 드디어 동강 제장마을 일부 터에 스트로베일 하우스를 지었다. 대형 사고를 친 셈. 이를 시작으로 현재는 ‘스트로베일 연구회’를 구성, 여러 지역에 생태주택을 짓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스트로베일 하우스’란 무엇일까. 스트로베일(Strawbale)이란 단어를 우리말로 풀어보면 스트로(Straw)는 짚, 베일(Bale)은 꾸러미를 뜻한다. 축산농가에 쌓여 있는 정육면체의 볏짚꾸러미를 상상하면 거의 정확하다. 조금 다른 점은 압축된 볏짚꾸러미라는 점. 곧 ‘스트로베일 하우스’는 우리식으로 ‘볏짚으로 지은 집’이 된다.

헌데 과연 볏짚으로 지은 집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생태주택이라는 장점을 감안하더라도 늑대의 입김에 허무하게 날아간 ‘아기 돼지 삼형제’의 맏이가 지은 지푸라기 집이 떠오르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구조물의 안정성은 일반인에게 자연스러운 의문. 또한 기존 콘크리트 구조물과 비교했을 때의 경제성이나 시공의 용이함 등도 궁금하다.

이는 작가 역시 미리 짐작한 바로 책을 찬찬히 살펴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조금 설명하면 시공 시 벽돌처럼 쌓아 올리는 베일(압축볏짚)의 무게는 대략 20kg, 골조의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한다. 또한 외부를 흙으로 미장해 마감하는데 이는 샌드위치 패널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 구운 식빵 하나보다 중간에 잼을 발라 붙인 샌드위치가 수직하중에 더욱 강한 것과 같은 이치다. 즉 흙 미장이 빵의 역할을, 베일이 잼이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음으로 경제성인 면은 어떨까. 당연히 시멘트보다는 볏짚으로 만든 베일이 싸다. 우리나라의 경우 볏짚을 구하기 쉽다는 것 역시 유리한 점. 하지만 아파트가 가진 부지면적 당 경제성과 비교하면 당연히 떨어진다.

시공 상의 측면에서는 미국에서 시작돼 발전된 이 공법과 우리 전통가옥 시공방법과 공통점이 많아 용이하다. 다만 보편적인 건축공법이 아니라 숙련된 기술자 확보가 어렵고 품이 많이 든다는 단점은 차차 해결해야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이밖에도 단열성과 통기성이 좋고 화재에 안전한 내열성을 갖춘 등, 여러 장점이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비교해서 뒤지지 않을뿐더러 그 단점까지 보완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작가는 주변 경관 전체가 정원이고 장식인 동강에 볏짚으로 집을 지어 살고 있다. 그는 지금 행복하다. 이는 국내 적용 사례가 없었던 ‘스트로베일 건축’이 우리 땅에서 가능하고 어울린다는 점을 확인하며 얻은 성취감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 본질적인 행복의 조건은  ‘스트로베일 하우스’로 찾은 시골 생활에 있다.

고층건물로 빼곡한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우리는 내 집은 갖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간다. 치솟는 집값과 대출 금리를 보며 간을 졸이며 살고 있다. 때때로 살기 위해 집을 사는지 집을 사기위해 사는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이렇게 마련한 집. 그곳에서 병들고 있는 우리를 발견한다. 다 악착같이 절약해 마련한 집 때문이다.

때문에 비단 생태주택을 짓고 시골에서 살 계획을 가진 독자뿐만 아니라 도시에 사는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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