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숫자
스콧 셰퍼드 지음, 유혜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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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전에 시작했을까 다른 교수를 6개월 아니 6 전에 죽이지 않고자꾸 그런 생각이 드네 하필 지금이냐고. 오스틴 그랜트는 런던 경찰청의 총경으로 수십 년간 크고 작은 사건들을 해결한 베테랑  베테랑이다삶의 유일한 행복이던 아내는 얼마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하나뿐인 딸과는  이후 완전히 어긋나서 남보다도 못하게 되었다날마다 슬픔에 젖어 꾸역꾸역 살아가는 그랜트가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이십삼일  있을 그의 은퇴식이다새해가 되자마자 경찰 배지를 반납하고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드는 범죄 사건과 영원히 안녕을 고할 계획이었다그런데 그랜트의 계획에 갑작스레 차질이 생긴다살인이그것도 연쇄 살인이  건이나 일어난 것이다.

 구의 시체에는 이마에 로마 숫자가 괴기하게 새겨져 있었다그랜트는 동생 에버렛과 대화를 나누다 이것이 성경에 나오는 십계명‘과관련이 있음을 깨닫는다접점 하나 찾을  없는 피해자들단서라고는 로마 숫자일 . 사건들이 십계명이랑 상관 있다고그럼  죽었고이제 일곱 남은 거네. 이유를   없는 연속적인 사망 사건앞으로  많은 수가 죽임을 당할 것임을 알게 되었지만언제 어디서누가 어떻게 죽게 될지는 미궁으로 빠진다그때 그랜트에게 걸려   통의 전화그리고  발신지는 뜻밖에도 미국이었다자신의 다음 살인도 은연중에 예고한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해 그랜트는 미국으로 떠난다미국 뉴욕의 젊은 형사 프랭클과 함께 영국과 미국을 누비며 정체를   없는 십계명 살인마를 찾다가 그랜트는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혹시 총경님에게 미리 건네는 은퇴 선물 같은 아닐까요 살인마는 그에게 일련의 살인들로 그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것을.

<살인자의 숫자> 읽으며 왠지 모르게  사람이 범인이겠구나하는 느낌이  왔다이런 경우는 흔치 않고 대부분 틀리는데 책에서는  감이 맞았다그래도 여기저기 흩어진 떡밥들과 조각이  순간에 맞춰질 때는 소름이 돋았다십계명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종교적 색채가 짙어서혹은 관련된 종교에 괜히 반감을 품게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있었다하지만 작가 스콧 셰퍼드는 그랜트형사를 통해 종교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맹목적 믿음과 잘못된 가치관이 야기하는 끔찍한 현상을 기독교의 십계명을 통해 설명하고자 했다범인이 누구인지 예상했고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을 놓을  없게만든 <살인자의 숫자>. 여름엔 역시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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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도쿄 (포켓몬 에디션) - 전2권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정숙영 지음 / 길벗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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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일본 여행을 가기로 하고 나서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적어도 우리   누구 하나는 일본을  알아야지  없이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그런데 동생도 나도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가 처음인 데다 중학교 다닐  조금 배운 일본어는잊힌  오래하필 결정한 도시는 일본에서 가장 복잡하기로 유명한 일본의 심장도쿄였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여느 MZ세대답게 동생은 디지털 검색을 동원했다인터넷 카페에 가입하고 검색해서 단체 카톡방에 올리거나 하는 식이었다그리고 나는 나답게… 아날로그를 선택했다그것도 <무작정 따라하기 도쿄—포켓몬 에디션>

 

 제목처럼 무작정 따라 하겠다고 결심하고 삼독을 했을 뿐인데벌써 대략적인 일본의 흐름과 어디를 가고 싶은지 확실히 결정할  있었다자세한 설명과 사진이 있어서 동생이 인터넷으로 알아본 것과 비교하는 것도 가능했다디지털  어떤 매체보다 훨씬  자세히설명되어 있고 구체적이라 인터넷으로 알아보는 것보다 책으로 알아보는  역시 최고라는 생각은 개인적으로는 책으로 1 흐름을파악한 가고 싶은 장소를 2차로 온라인을 통해 알아보는  확실하고 깔끔할 것이라는 생각이  정도였다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도시와 도시를 잇는 교통편을 시간과 금액까지 자세히 적어주었다는 것이다일본에 사는 친구가 말하길일본의 지하철은 무척 복잡하고 라인도 많으니까 내가 어떤 라인을 타고 이동하는지 아는  도움이  거라고 했다그런데 <무작정 따라하기 도쿄—포켓몬 에디션>   출구로 나가는 것이 가장 좋고금액도 나와 있어서 구글맵에 예상 경로를 검색하며 일일이 교통비가얼마 들지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크나큰 장점이 있다덕분에  시간을 얼마나 아꼈는지

 

 권으로 분리된 <무작정 따라하기 도쿄—포켓몬 에디션>.  번째 책은 테마로 되어 있어 각종 음식과 쇼핑하기 좋은 곳을 안내하고 있다읽어보다가 여기 정말 가고 싶다하는 곳은 표시해 두고 제대로  동선을 안내하는  번째 책에서 찾아 끼워 넣기만 하면  정도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먹는 것에 진심인 동생이 알아본 도쿄의 맛집들 역시  책에  있어서 뿌듯하기까지 했다디지털도좋지만아직은 아날로그 형식으로  들고 돌아다니는 여행의 참맛을 이번 기회에 동생에게 알려줄  있게 되지 않을까

 

p.s. 하나 아쉬웠던 것은 편집적 부분이다아사쿠사 부분에서 이미지가 글자를 가렸다 정도그래도 어느 페이지 하나에도 빠짐없이등장한 포켓몬들이 귀여웠기 때문에  정도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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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로 배우는 레벨업 스페인어 - 알파벳부터 중급 스페인어까지 한번에! 동화로 배우는 레벨업
신예슬 지음, Beatriz Carnicero Munilla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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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는 내게 꿈의 언어다. 제2 외국어로 스페인어를 배웠고 스페인 친구들도 사귀었지만 그래도 늘지 않았다. 문법 중심, 교과서 중심으로 배워서 그런 것일까? 계속 그 환경에 나를 노출하면 저절로 늘겠지, 하는 생각에 (혹은 핑계로) 넷플릭스 <종이의 집>도 봤다. 하지만 나름의 노력에도 내 실력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단어 몇 개만 간간이 알아들을 뿐, 자막의 도움 없이는 정말 불가능했다. 이렇게 또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게 어려울 줄이야! 

 

그런데 생각해보니 영상으로 접하는 스페인어는 워낙 빨라서 내게 맞지 않겠다 싶었다. 처음에 영어를 어떻게 배웠는지 떠올리다가 책을 기억해냈다. 책으로 배운 언어, 훨씬 기억에도 오래 남고 외우기도 쉽다. 그냥 통으로 듣고 외워버리면 되니까! 그러다가 마침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동화로 배우는 스페인어>를! 그것도 시원스쿨에서 만든 책이다! 영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이라는 광고처럼, 스페인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이라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아기자기한 그림, 중요한 단어와 표현, 그리고 원어민 성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파일과 동화 컬러링북 PDF도 제공됐다. 미니북으로 글만 나와 있는 것도 있어서 실력 향상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구성된 <동화로 배우는 스페인어>.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 열한 편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녀와 야수> 그리고 <라푼젤>이 포함되어 있어서 무척 좋았다. 동화 열한 편을 마스터하고 나면, 전보다 훨씬 성장하여 있을 내 스페인어 실력을 꿈꾸게 해준 <동화로 배우는 스페인어>. 역시, 스페인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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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 조종사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손화수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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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한 사람의 삶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식이라. 그 사람의 신발을 신어보지 않고서 완벽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쉽게’ 이해하려면 일단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많이 나눠보면 가능하지 않을까? <꼭두각시 조종사>의 주인공을 이해하기 위해 편지치고는 제법 길었던 내용을 다 읽었다. 미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결국 이해하지 못했다. 아예 이해할 수 없는 인생도 있는 법이다. 


2001년. 에리크 룬딘이라는 전혀 알지 못하는 장례식에 참석한 ‘나’. 신문의 부고를 보면 꼭 장례식에 참석한다. 문제는 고인과의 관계를 거짓말로 꾸며내 장례식장에 참석한다는 거다. 이번에는 추모식장에 늦게 들어가 유족 테이블에 합석하기까지 한 ‘나’. 거짓말이라 언제 들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입을 꾹 닫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나’는 고인의 제자였다며 장례식장에서 언어의 어원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지식을 뽐낸다. 장례식장에서 거짓말에, 잘난 척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사는 우리의 주인공.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삶을 산다는 것은 서사의 한 장르입니다. 장례식에 매번 참석하는 것은 나름 ‘나’의 중요 일과다. 그런데 갈 때마다 에리크 룬딘의 유족을 계속 마주쳐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결국 탄로 나게 생긴 ‘나’의 진짜 정체. ‘나’가 계속 장례식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악습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가족의 연대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곤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올해를 반추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고, 그렇게 될 거라 믿었다. 연말을 장식하기 딱 맞을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내 기대가 무색해졌다. 오히려 실망감만 가득하더라. 누군가의 삶을 결코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정말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의 사랑을 원했지만 소속감을 느낄 수 없었던, 그래서 계보 있는 언어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것, 장례식장에서만이 유일하게 소속감을 느꼈다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이 주인공의 거짓말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마지막에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주인공의 말 그 어느 것도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훌륭한 ‘소설가’임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모든 사람이 흠뻑 빠져들었을 정도로 그의 이야기는 생동감 넘쳤고, 거짓말이었지만 흥미진진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언어학자가 아닌 소설가라는 직업을 진지하게 고려했다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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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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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있고 성실한 데다 열정까지 갖춘 로펌 최고의 변호사, 솔렌. 탄탄대로를 계속 걸을 것만 같았던 그의 삶과 커리어에 갑자기 뜻밖의 일이 벌어진다. 번아웃. 의뢰인이 유죄 판결을 받고 나서 자살을 했다. 그것도 솔렌이 보는 앞에서. 충격, 트라우마와 함께 무기력이 솔렌을 찾아왔다. 삶의 모든 의욕을 잃은 솔렌. 의사는 그에게 살아갈 이유와 일해야 할 이유를 다시금 되찾으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봉사활동이 최고라고. 솔렌을 다시금 일으켜 세운 단어는 바로 작가였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자기만의 방을 꿈꿨던 어린 솔렌의 뜻은 비록 부모의 반대로 이루어지진 못했지만, 이젠 남는 게 시간이니까. 


어려운 상황에 처한 여성들이 피난 와서 지내는 곳이 있어요. 여성 전용 쉼터죠. 그곳에서 일해 보는 게 어떨까요? 여성 궁전이라는 이름을 가진 쉼터에서 대필 작가로 봉사하게 된 솔렌. 버려지고 상처받은 여성들이 머무는 곳이라 그 누구도 쉽게 솔렌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시간을 버리는 건가, 싶었을 때, 솔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하나둘 다가온다. 처음엔 진심으로 다가가지 않았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과 현실을 함께 마주하게 되었을 때, 솔렌은 분노한다. 여태까지 의식하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돕기 시작한다. 그게 심지어 허황된 일이라 하더라도. 


빈티의 목소리가 솔렌에게 스며들어 섞였다. 마치 받아쓰기처럼 솔렌은 그 목소리를 언어로 쏟아 냈다. 그것은 한 영혼이 스며들어 와 불러 주는 묘한 노래였다. 참 신기한 일이다. 번아웃으로 고통받던 한 여성이 여성 궁전에서 봉사 활동을 하며 이겨낸다는 것 자체가 말이다. 심지어 여성 궁전에 머무는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고. 그들은 할례를 당했거나, 마약 중독자였거나, 한때 노숙인이거나 매춘부였다. 세상은 그들에게 매정했다. 하지만 여성 궁전은 그들을 품어주었고, 다시 삶의 의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여성 궁전에는 삶에 대한 갈망을, 계속해서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몸짓들이 있을 뿐이었다. 


여성 궁전이 저를 구했어요. 이제 제가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어요. 오랜만에 연대의 이야기를 읽었다. 이 말이 마치 솔렌의 고백이 될 것 같아 읽는 내가 다 뿌듯했다. 서로의 구원이 되어 주는 모습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그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중한 집, 궁전이길 바랐던 한 사람이 떠올랐다. 이러한 꿈을 가지고 여성 궁전을 세운 블랑슈가 이 고백을 들었다면 얼마나 기뻐했을까. <세 갈래 길>도 그랬지만, <여자들의 집>도 참 좋다. 따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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