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
누구인가요?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한 지붕 인연'은.

'한 지붕 인연'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떠오른 한 사람이 있었다.
10여년 전, 구리에 살 때 이웃으로 만난
김 선생님과 황 사모님.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흐르고
손은 너무 심하게 떨어서 119를 부를 수도 없었던 그 때.
그 누구보다 먼저 떠올린 곳은 바로 황 사모님 가족이었다.

한밤 중에 느닷없이 문을 두드렸는데도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나보다 더 침착하셨던 황 사모님.

/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든든한 이웃이 있었던 덕분에
구리에서의 기억은 여전히 아름답고 기쁘다.

<월간 샘터>의 몇몇 이야기와는 달리
김 선생님 그리고 황 사모님 가족과
우리는 아직도 잘 연락을 하면서 지낸다.

전화기를 들 때마다 정겹게 들려오는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반갑고 기쁘다.

/
<월간 샘터>를 통해 만난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돋보이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부디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이웃이 되어주길.
나 또한 더 좋은 이웃으로 기억되고 싶다.
'가족보다 더 끈끈한' 그런 이웃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필의 고향 이야기 파이 시리즈
김규아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동심으로 돌아간 듯했다.
어느덧 '동화책'과 '연필'은 어색해지고
제법 두꺼운 '소설책'과 '볼펜'이 익숙한 나이.
사실 익숙해진 지도 꽤 되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동화를 만나니 뭉클하기까지 했다.

그래, 나도 동화책을 읽고 연필을 사용하던 때가 있었는데.

/
그 시절의 해맑은 미소와 순수함을 떠올리면서
정말 오랜만에 어린이를 위한 동화 <연필의 고향>을 읽었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산뜻한 이야기 속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진중한 교훈이 담겨 있어서
중간에는 깜짝 놀라기도 했다.

연필에도 고향이 있는데.
연필도 아껴주어야 하는데.
연필은 소중히 다루어 주어야 하는데.

짧지만 강렬한, 의미 있는 이야기.

/
김규아 작가의 동화 <연필의 고향>을 읽으면서
내 어린시절을 잠깐 떠올렸다.
한때는 연필이나 지우개 같은 필기구 뿐 아니라
내 주위에 있는 모든 것에 생명이 있다고 믿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수호천사'의 개념
혹은 그 연장선이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 <토이 스토리>를 보고 난 직후에 한 번,
그리고 <연필의 고향>을 읽고 한 번.
순수했던 (혹은 바보 같았던) 옛 추억을 떠올려 보았다.

/
다시는 돌아갈 수도,
다시는 따라할 수도,
다시는 반복할 수 없는

그렇지만 누구나 한 번은 다 겪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동심의 세계를 다시금 경험하게 하는
김규아 작가의 <연필의 고향>.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는 꽤나 의미 있는 책이 되었다.
바라보는 순간 과거의 기억을 되살아나게 하는 책을 만나는 건
정말 드문 일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을 연기하지 말아요 - 비교하고 꾸미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당신
니시자와 야스오 지음, 최은지 옮김 / 샘터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의 진정한 따스함과 애정이 넘쳐나는 장소.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친절하고 따뜻한 곳이다. 점점 더 살기 힘들고 각박한 세상이 되어간다고 느끼는 요즘. 잠시나마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사랑과 배려를 가진 이웃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들 덕분에 힘들지만 아직까지는 살만 한, 생각보다는 괜찮은, 버틸 만한 세상으로 여기는 게 아닐까?


꼭 <TV 동화 행복한 세상> 시리즈를 읽는 것 같은 따스함을 느꼈다. 읽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자신감을 높여 주는 예쁜 말들이, 조금 더 센스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 있는 <행복을 연기하지 말아요>. 읽기 부담 없고 익숙한데다 편안한 이야기가 가득해서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는 이 책. 책장을 덮고 나면 좋은 기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터 팬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6
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 정지현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은 모두 자라 어른이 된다. 딱 한 명만 빼고 말이다. 어린 시절의 소원은 피터 팬이 되는 거였다. 자라나지 않아도 되고, 하루 종일 네버랜드에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고, 자주 질투하지만 의리 있는 요정 팅커 벨과 다른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가장 먼저 만난 피터 팬은 책 <피터 팬>을 통해서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통해서였다. 그래서일까? 책으로 만난 <피터 팬>은 내가 알고 있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낯선 아이였다. 잔인하고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피터 팬! 너는 내가 알던 네가 아냐!


팬, 너는 누구이고 무엇이냐? 난 젊음이고 기쁨이다. 난 알에서 깨어난 작은 새지. 자기 자신을 ‘젊음’과 ‘기쁨’ 그리고 ‘작은 새’로 표현한 피터 팬은, 그 단어 그대로 자유로운 영혼, 젊음과 기쁨이 늘 그의 곁에 있는 존재였다. 밝고 순수한 젊음의 결정체라고 여겨진 피터 팬은, 사실 알고 보면 ‘어떻게 하면 그렇게 알려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반대의 모습을 드러낸다. 어린 아이의 눈이 아닌 어른의 눈으로 봤을 때, <피터 팬>이 만약 오늘날 나왔다면 분명히 구설수에 올랐을 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비추어졌다. ‘여성’ 그리고 ‘남성’의 역할,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나누는 걸로도 모자라, 아이들을 ‘납치’ 하기까지 했으며, ‘살인’을 저질렀고,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피터 팬, 너 원래 이런 아이였니?


생각했던 것보다 <피터 팬>을 통해 만난 피터 팬은 ‘나이’와 ‘젊음’에 집착하는 존재였다. 어린 아이의 모습은 갖추고 있지만, 어린 시절의 순수함은 잃어버린 피터 팬. 그건 다 어디로 갔을까? 모든 것이 즐겁고, 행복하고, 사소한 것에도 미소 짓게 만들었던 순수함은. 다 커서 제대로 만나게 된 피터 팬의 새로운 모습에 놀라면서, 왜 어린 시절에 <피터 팬>을 제대로 만나지 않았는지를 깨달았다. 어쩌면, 부모님은 어린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동심의 세계를 지켜주기 위해서 진짜 ‘피터 팬’을 만나지 않게 했는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아무도 타자기를 가지고 있지 않고, 아무도 치는 법을 모르잖아요. 하지만 타자기로 친 편지들은 특별해 보이죠. 컴퓨터로 작성한 편지들을 가지고 와서 타자기로 다시 쳐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특별한 편지로 만들고 싶은 거죠. 옛것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컴퓨터로 타이핑된 편지보다 손 글씨가, 인터넷 신문보다는 인쇄된 신문이,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현대의 편리함도 좋지만, 가끔은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옛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아날로그 물건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작가이자 배우인 톰 행크스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1950년대부터 21세기의 오늘날까지를 넘나들며, 열일곱 개의 소소한 이야기로 미국인들의 과거와 현재 일상을 조명한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오늘날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타자기’ 덕후로 유명한 그는 100여 개의 타자기를 수집할 만큼 타자기 애호가다. 그래서일까? 타자기가 영감의 원천이라고 어디에선가 고백했듯 책 속에는 타자기가 중간중간 등장하고, 옛 미국인들의 평범하고도 향수 어린 따뜻한 마음을 자극한다. 그가 타자기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미국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평범한 삶을 조명하면서 따뜻한 이야기로 마음을 채우고 옛날의 행복한 기억들을 되살린다는 건 보기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배우와 제작자와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경험이 여기서 제대로 빛을 발한다. 평범하지만 몰입감 있고, 따뜻함과 감동 속에서 유쾌함까지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톰 행크스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소설집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오스카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세계가 인정한 배우면서 또 동시에 틈틈이 글을 써서 자신의 소설집을 출간한, 다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톰 행크스. 그 점이 부럽기도 재능이 탐나기도 한다.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자마자 가장 공감되는 이야기는 한 평론가의 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설령 연기를 그만둔다고 해도 훌륭한 대비책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라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