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아무도 타자기를 가지고 있지 않고, 아무도 치는 법을 모르잖아요. 하지만 타자기로 친 편지들은 특별해 보이죠. 컴퓨터로 작성한 편지들을 가지고 와서 타자기로 다시 쳐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특별한 편지로 만들고 싶은 거죠. 옛것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컴퓨터로 타이핑된 편지보다 손 글씨가, 인터넷 신문보다는 인쇄된 신문이,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현대의 편리함도 좋지만, 가끔은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옛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아날로그 물건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작가이자 배우인 톰 행크스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1950년대부터 21세기의 오늘날까지를 넘나들며, 열일곱 개의 소소한 이야기로 미국인들의 과거와 현재 일상을 조명한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오늘날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타자기’ 덕후로 유명한 그는 100여 개의 타자기를 수집할 만큼 타자기 애호가다. 그래서일까? 타자기가 영감의 원천이라고 어디에선가 고백했듯 책 속에는 타자기가 중간중간 등장하고, 옛 미국인들의 평범하고도 향수 어린 따뜻한 마음을 자극한다. 그가 타자기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미국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평범한 삶을 조명하면서 따뜻한 이야기로 마음을 채우고 옛날의 행복한 기억들을 되살린다는 건 보기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배우와 제작자와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경험이 여기서 제대로 빛을 발한다. 평범하지만 몰입감 있고, 따뜻함과 감동 속에서 유쾌함까지 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톰 행크스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소설집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오스카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세계가 인정한 배우면서 또 동시에 틈틈이 글을 써서 자신의 소설집을 출간한, 다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톰 행크스. 그 점이 부럽기도 재능이 탐나기도 한다.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자마자 가장 공감되는 이야기는 한 평론가의 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설령 연기를 그만둔다고 해도 훌륭한 대비책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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