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귀신 우리 아이 인성교육 14
고정순 지음 / 불광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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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

 

고정순 작가의 <나는 귀신>을 보고 읽으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시.

아마도 시를 좋아한다는 그의 가슴,머리 한 켠에 오랫동안 묻혀 있던 시구가 낯설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와 그림이 되어 나왔으리라.

 

내 이름을 불러 줄래?”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서 점점 사라지는 아이. 그 아이에게 다가 온 귀신. 시인이 이름을 부르는 순간 꽃이 된 것처럼, 귀신이 아이를 부르는 순간, 아이는 다시 태어난다.

다시 태어난 아이는 자신을 꼭 닮은 또 다른 사라지는 아이를 보면서 그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그의 귀신이 되어 준다. 어느새 서로에게 가 되고, 위로가 된 두 아이, 그리고 다 같이 친구가 된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 가슴 한쪽이 뜨거워진다.

 

나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 준 그 날을 기억하며,

나도 오늘 하루가 지나기 전에 사라져가는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 줘야지, 조용히 되뇌어 본다.

 

이야기가 끝나고, 아이의 머리를 짓누르던 무겁고 까만 머리카락이 살짝 들어올려져 반짝이는 까만 눈으로 환하게 웃는 아이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슬픈 세상에서 사랑만이 구원이라는 고샘의 희망이 별처럼 빛나는 걸 본다.

 

고정순 작가..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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