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지나가며 견디는 방법중에 다정이 얼마나 견고한 돌다리 였는지를 재치넘치고 맛있는 글로 표현한다. 코로나는 거의 끝자락(I wish...)에 읽기는 했지만 요즘 세상을 보면 다정이 더욱 가열차게 활동해야 할 시기같다.
‘소설은 나라는 가장 가까운 타자를 만나게 해준다.‘ 알듯 말듯한 문장. 수많은 소설속 타자속에서 나의 형체가 드러난다는 말 같다. 불순한 의도로 책을 접근하는 나에게 참 여러모로 생각하게 해주는 문장이다.
"네가 옳다고 믿고, 확신에 가득찬 무언가를 위해 행동에 나설때 말이다, 타인에게는 물어보지도 않고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야심을 품는 건 문제가 있어, 근본적인 문제가. 손을놓는 순간, 바로 그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나게 되지. 예를 들어네가 서점을 운영한다고 치자. 너는 다른 누구보다 먼저 신간을읽지. 그런데 남들보다 먼저 읽고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결정하는 건 시건방진 짓이야. 무슨 자격으로 그걸결정해? 무슨 권리로 이 책보다 저 책이 좋다고 추천하는 건데? - P52
앉은자리에서 거침없이 읽힌다. 볼륨이 작기도 짧은 문장으로 딱딱 때리는 듯한 문체라 그런지 몰입감 있게 읽었다. 씻을 수 없는 죄는 죽음만이 속죄인걸까...마지막 장면에서 프랭크는 안식을 얻은 듯하다.
우리는 감상적인 사람들이죠. 어쩔 수가 없어요. 우리 세대는 여전히 과거의 감정을 지니고 살죠.마음 한편에서 그걸 붙들고 버리지 않으려고 해요. 우리 내면에 가닿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계속 믿고 싶어 해요.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없는 고유한 무언가가 있다고. 하지만 그런 건 없어요.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당신도 알고요.우리 세대 사람들은 무언가 있다는 생각을 놓기 힘들어요. - P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