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자의 일굴이 빛나는 것은 사랑이 감히 신의 영역인 무한과 불멸에 기대고 그 불가능성을 욕망하는 일이기에 그렇다. 이 얼굴의 빛은 타자의 현전을 선취한 혼적이다. 이 빛은 사랑하는 자가 내 것이 되었다는 안도감과 영웅적 성취감이 만들어낸다. 사랑이 사라지면 이 빛도 꺼진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진부하지만 사랑한다는 선언속에서 그 생명을 얻는다.

‘사랑한다‘라는 말은 그저 ‘말소리가 아니라 의미의 범주화라는 맥락에서 ‘너는 내게 의미가 있는존재‘ 라거나 ‘네가 없다면 내가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는 뜻이다. 

사랑에 빠져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사랑한다‘고 말함으로써 사랑에 빠져든다. 사랑은 기쁨과 불안을 동반한다. 물론 그 감정이 곧 사랑은 아니다. 사랑은 사랑환 수 없음의 불가피하고 당위적인 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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