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은 산을 평가할 때 장(壯)과 수(秀)라는 개념으로 기준을 삼았다. 장은 두껍고 육중한 느낌이고, 수는 날카롭고 호기로운 느낌이다. 서산은 지리산에 대해서 장이불수(壯而不秀)라고 보았고, 금강산에 대해서는 수이부장(秀而不壯)이라고 보았다. 장엄하되 빼어난 기운이 좀 덜한 산이 지리산이고, 아주 기백이 있고 빼어나기는 하되 육중한 맛이 좀 덜한 산을 금강산으로 본 것이다. 이는 당취들이 지녀야 할 양대 자질을 이야기한 것인 듯하다. 제대로 된 당취가 되려면 양쪽 기운을 다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묘향산에 대한 평가는 후하다. 묘향산은 장이수(壯而秀)라고 보았다. 지리산의 장점과 금강산의 장점을 모두 다 갖춘 산이 묘향산이라는 이야기인데, 묘향산의 어떤 점을 그렇게 높이 평가했을까. 묘향산은 해발 1909m로 상당히 높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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