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그나마 기억하고 있는 시도 고등학교때 주입식으로 집어넣은 김소월 진달래꽃, 공무도화가 등등. 몇몇 유명 시 뿐이다.. 
도서 구매시에도 시집구매가 효율(전자책이 잘 없고, 내용이 적다 보니, 인터넷에서 단편단편 쉽게 찾을수 있어서)을 따지다 보니 더욱 시집을 사지 않고
좀처럼 시를 잘 읽지 않다보니 시를 온전히 감상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의 첫 책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공대생(?)인 내게 시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알려준 책이다. 
밑줄 치고 문법적의미가 어떻고, 시인이 말하는 숨은 의미가 뭐고, 이런거 다 필요없이 그냥 시를 읽고 느끼시라고.. 

이책도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이라고 작은 주제를 정하고, 이런 저런 소소한 이야기로 일상을 풀어가면서,  따뜻한 글과
불쑥 불쑥 튀어 나오는 시로 바쁜 세상에 잠시 쉬어갈수 있도록 입꼬리 살작 올리는 미소를 가질수 있게 해준다..

그러니까 다 필요없고, 2단어로..
˝메멘토모리˝, ˝카르페디엠˝ 이라고

책에 나오는 인용된 싯구중 5손가락안에 드는 시 순위는 7위..

먼행성
                                 오민석 
 
 
벚꽃그늘 아래 누우니
꽃과 초저녁달과 먼 행성들이
참 다정히도 날 내려다본다
아무것도 없이 이 정거장에 내렸으나
그새 푸르도록 늙었으니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느냐
아픈 봄마저 거저 준 꽃들
연민을 가르쳐준 궁핍의 가시들
오지않음으로 기다림을 알게 해준 당신
봄이면 꽃이 피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잘린 체게바라의 손에서 지문을 채취하던
CIA 요원 홀리오 가르시아도
지금쯤 할아버지가 되었을 것이다
그날 그 거리에서 내가 던진 돌멩이는
지금쯤 어디로 날아가고 있을까
혁명의 연기가 벚꽃 자욱하게 지는 저녁에
나는 평안하다 미안하다
늦은 밤의 술 약속과
돌아와 써야할 편지들과
잊힌 무덤들 사이
아직 떠다니는 이쁜 물고기들
벚꽃 아래 누우니
꽃잎마다 그늘이고
그늘마다 상처다
다정한 세월이여
꽃 진 자리에 가서 벌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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