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y Nothing : A True Story of Murder and Memory in Northern Ireland (Paperback) - 2019 오웰프라이즈 수상작
Patrick Radden Keefe / HarperCollins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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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저널리스트 Patrick Radden Keefe의 이 논픽션 ‘Say Nothing’은 부제가 ‘A True Story of Murder and Memory in Northern Ireland’이며, 올해 논픽션 부문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표지나 제목이 모두 멋있었고 무언가 호기심을 유발하는 면이 있었지만, 내용을 살펴보니 북아일랜드의 반군사조직 ‘IRA’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적 분쟁, ‘The Troubles’를 다루는 작품이었다. 해서, 바로 흥미를 잃어버렸구나. 먼먼 남의 나라의, 그것도 나랑 전혀 상관이 없는 그들의 싸움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면 엄청 지루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후후.

 

   그랬는데... 표지의 얼굴을 반쯤 가린 여성이 대체 누구일까, 부제에 나오는 살인이라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자꾸 궁금하여 결국 책을 사고야 말았다. 그리고, 전반부 200여 페이지를 읽는 동안 어찌나 답답하던지. 우려했던 그대로, 1960년대에 시작하여 1990년대에 이르는 북아일랜드 분쟁의 역사라는 것은 우리의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연상시키는 아비규환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이상대의를 위해 폭탄을 터뜨리지만, 아일랜드 입장에선 독립투사인 인물이 영국 입장에서는 테러리스트에 불과하다는 역사적 아이러니... 분쟁이 지속되면서 배신과 기만이 난무한 가운데 위선자들이 판을 치는 아수라장도 우리의 근대사를 연상시키는 면이 있었고... 첩자를 색출하는 데 가장 앞장섰던 인물이 다름 아닌 일급 스파이였다는 사실도 전혀 놀랄 일 없는 인간성의 본질이랄까. 아일랜드의 역사는 참으로 우리의 역사를 닮은 점이 많았다. 혁명을 부르짖던 바로 그가 친일파였다는 사실이 폭로되는 것처럼, ‘이상은 현실을 압도하지 못하는 것이며, 현실은 이상을 구현할 수 없는 것이다. ‘이상이 오롯하게 두 다리를 뻗기에 현실은 너무 더러운 바닥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작품의 서두에 나오는 1972Jean McConville의 납치사건이 전체 작품의 주제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참으로 의아했다. 무려 열 명의 자녀를 둔 주부가 영국 정보원이라는 의심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순간에 엄마를 잃은 열 명의 아이들은 산산이 흩어져 형언할 수 없이 참혹한 어린 시절을 보내어야 했다. 그리고, 갑자기 작품의 핵심인물인 IRA 요원 Dolours Price가 등장하는 것이었다. 표지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바로 그 인물인 Dolours는 여동생 Marian과 함께 1973년 런던 자동차 폭탄테러의 핵심인물이었으며, ‘The Crying Game’의 아일랜드 배우 Stephen Rea의 아내이기도 했다. 어찌 보면, 전반적인 ‘The Troubles’ 역사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Dolours‘The Troubles’를 이야기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녀에게 할애한 챕터가 많아서, 대체 그녀가 Jean McConville의 납치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정말로 궁금했는데... 세상에... 2001년 보스턴 대학이 실시했던 북아일랜드 분쟁 구술역사 프로젝트를 통해 차츰차츰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어찌나 소름이 돋던지. 아마도 이 후반부의 숨 막히는 진실규명때문에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지간한 스릴러를 능가하는 긴장감과 마침내 진실에 도달하는 순간의 카타르시스가 참으로 압도적이었으며, 내가 마주한 그 진실이 우리들이 추구하는 이상의 추락이라는 점에서 가슴이 쓰라리기도 하였다. 어디 북아일랜드에서만 이랬으랴. 사람 사는 세상이면 그 어디에서건 내가 믿는 유토피아를 위하여 그 누군가는 죽어줘야 하는 것이니. 하지만, 문제는 죽여 버린 그 누군가가 당신의 어머니일 수 있다는 것이리라




* 영어 등급 : I think I can.

* 내용 등급 : 콩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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