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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생각하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에세이는 소설과 다르다. 엄밀히 말하자면 매우 개인적이다. 신변잡기에 가까운 소소한 일상부터 거창한 경험까지 온전히 본인의 것으로 가공된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다 - 비록 주제가 분명히 주어진다고 하여도 말이다.
그래서 난 에세이가 좋다. 작가가 남의 시선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고 책 저편 수 많은 독자들과 대화를 한다고 할까. 다만... 두서가 없으면 최악이다. 작가 본인이 그 만큼 정리가 되어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또 다른 위험요소는 본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본인의 치부가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도대체 내가 왜 이런 두서없는 신변잡기의 책을 주어들었는지 내 자신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작가 본인이 사랑에서던지 세상에 찌그러진 경험이 있어서인지 사랑을 그저 온전히 보려고 하지 않는 듯 하다. 아름다움으로만 가득한게 온전한 사랑은 아니다. 사랑에는 분명 추한 모습도 존재한다. 좀 덜 한 모양을 보고 사랑을 폄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에로스'도 사랑이다. 순식간에 불타올라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는 게 온전한 사랑은 아닐지라도 사랑의 일부이다. 그런 사랑이 지나고 나면 다음 단계의 사랑을 한다. 사랑도 인간만큼 성숙해져 가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엔 사랑보다, 또는 만큼 중요한 것들도 많다. 고로 사랑이 그리 대단해야만 할 이유 또한 없는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이후 문학과 상업주의는 사랑을 가장 숭고하고 위대한 이념으로 탄생시켰고 그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 질문은 던져도 그 이상을 넘거어가지는 못 하는 듯 하다 - 달콤하면서 돈이 되니 이를 마다해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초코렛이 사랑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식재료가 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 작가도 이를 이해하는 듯 사랑에 대비하여 '죽음'에 대하여서 다루지만 결국 사랑에 빠져 죽음을 택한 어리석음만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가진 못 한다.
아... 난 속이 뒷틀려서 사랑에 온전히 자신을 맡기지도 못 하면서 비웃고자 하려는 듯 한 사람의 사랑에 대한 설명을 읽은 듯 하다.
좀 솔직해지자.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트림하고 방귀 같은 생리적인 현상을 피할 수 없듯이, 아무리 위대한 작가라고 해도 멍청한 글을 쓰기도 한다. 이해 안 가는 거에 마치 깊은 의미가 있는냥 이해하는 척은 하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