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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예보의 첼리스트
스티븐 갤러웨이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발칸반도에 다시 한번 발생한 비극. 이 지역의 복잡한 역사와 그에 필연적으로 발생한 전쟁 역사를 돌아보면 비록 냉전시대였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유고슬라비아라는 연방국가로 반세기를 버텨왔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아, 물론 2차대전의 영웅 티토의 카리스마가 복잡한 유고슬라비아를 지탱했다는 것과 밀로세비치라는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를 통해 연방의회가 세르비아계에게 장악되면서 충돌은 이미 예견되었다고 봐야할 듯 하다.
불행하게도 이 책은 그런 역사적 배경에 대한 기록은 전무하다 싶히 한다. 골 깊은 증오의 역사도 2차 대전 때 크로아시인과 세르비아인 충돌 몇 마디로 설명을 마무리한다... 실은 이 전쟁 전까지 가장 많은 피해를 본 민족은 세르비안들이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잊는 발칸반도라는 최전선에서 처절하게 오토만제국에 대항하여 싸우다 마지막으로 전쟁을 치루고 전멸한 지역이 코소보라던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최전에서 언제나 궂은 이를 치뤘다던지. 이후 슬라브계의 최전선으로 발칸반도에서 러시아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던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 복잡한 지역에 있는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과 보스니아인의 실질적인 민족적인 차이는 종교가 유일하다는 거.
큰 그림을 아주 쉽게 날려먹은 대신에 소수의 이야기를 아주 세밀하게 다룬다. 도시 안에서 탈출조차 용납되지 않아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사람들의 기록을 매우 세세하게 담고 있어 사실적이란 느낌이 들면서도, 너무 세세하게 설명을 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전개는 독자의 넓은 아량에 기대 허술하게 넘어가는 느낌마저 든다. 도대체 애로의 상관은 무슨 이유로 죽어야만 했던 것일까???
너무 세밀해서 허술하다. 왠지 속았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