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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 전4권 세트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역사적 인물이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책에서 가장 큰 기대를 가지게 하는 부분은 무엇보다 눈에 선명한 현실적 묘사이다. 과거의 도시며, 전경들이 마치 손에 잡힐 듯이 펼쳐지는 경험을 해 본 독자들이라면 의련 그런 기대를 하기 마련일 듯 싶다.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그런 기대는 접는게 속 편할 듯 싶다.
솔직히 걸작인지 졸작인지는 모르겠다 - 개인적 취향이 다분한 거니. 작가의 네임발류로 보자면 걸작이라고 해야 할 텐데... 개인적으로는 졸작으로 보인다. 모차르트에 프리메이슨 등을 섞어 가며 오만 기교를 부리지만, 그 기교가 해악이 되어 돌아온다. 시간으로 구분되어 끊어지는 글들은 도저히 몰입이라는 건 용납하지 않으며, 신비스롭게 상상되어 왔던 프리메이슨은 그 실체가 그저 조잡한 이합체의 형태를 보여준다.
과거 중세시대 기독교가 왕권과 함께 막강한 지위를 누려왔다는 거야 종교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테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적인 사상의 자유를 누리고 싶어하던 모임이 프리메이슨 정도랄까. 서양에 비해 오래전부터 다양한 사상이 공존해 온 동양의 사람으로서는 그런 단체가 신비스롭게도 그에 헌신하는 모차르트가 메시아라도 보이지 않는다.
실랄하게 나열 된 모차르트의 음악들을 최소한 듣고 싶다라는 욕구라도 불러 일으켰다면 이 긴 책을 읽은 내 인내의 보상이라도 되련만, 전혀 관심이 가지가 않는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자신에게 불쾌하게 느끼는 감정이 하나 있다면, 본전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지식과 정보를 얻었으면 그에 만족해야 하는데, 도저히 그런 생각이 안들게 하는 책이 있다. 올해 읽은 책 중에 처음으로 그 목록에 등록되어 줄 책이 되겠다.
아, 하나 좋은 점이 있다. 두께에 비해 책이 너무 가벼워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