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난무하는 시대

조선 왕 독살사건 - 조선 왕 독살설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과 수수께끼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5년 7월

지식과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는 자들에게 넘쳐나는 활자정보들 중에 중요한 정보 또는, 유용한 정보들만 뽑아 본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근 몇 년동안 읽어 왔던 책들 중에 상당수는 과연 이런 책들이 '왜 출간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하는 책들부터 '과연 이 책에 이 가격이 가당치나 한 걸까'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한심한 활자정보들도 많았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시간과 금전을 투자함에 있어 전혀 아깝지 않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조선이란 나라가 우리 역사의 일부라는게 매우 싫지만,  우리의 마지막 왕조였다는 것마저 부정할 수 없는 노릇이고,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이 조선을 이어 받았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에서 설명된 어두운 조선 역사의 중심에 당쟁이라는 것이 존재했고 그 과거에서 현재의 우리 정치문화를 보는 듯 해서 안타까움마저 들게 한다.   

몇 년전 '대통령 탄핵안'은 '인조반정'을 연상시키며, 광해군과 소현세자의 실리 외교에 대한 사대부와의 대립은 현재의 대북, 대미외교 변화로 촉발된 보수와 개혁파의 대립과도 비교가 된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왕에게 진언할 때면 의뢰 '국가와 백성'을 대의로 내세우나 실상은 그들이 말하는 국가는 명리학으로 대변되는 자신들의 당파였으며 백성은 사대부를 지칭하였을 뿐, 결코 조선에 살고 있는 모든 민초들을 말하지는 않았다.  현재 우리의 정치인들도 대의를 말하며 '국가와 민족'을 말하지만 실상은 결국 자신들의 존속에 그 뜻을 두고 있으니 전혀 다를봐가 없다.

과거의 군주주의와는 다르게 현재의 민주주의에서는 대통령이 아닌 백성이 왕이다. 왕이 현정을 베풀기 위해서는 현명해야 하며 결단력 또한 필요하다.  올해 말이면 대선이다. 부디 우리 국민들이 과거를 현재의 거울로 삼아 대선에서 현명한 대통령을 뽑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