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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분이와 돌고래 ㅣ 감동 그림책 6
다원 지음 / 이루리북스 / 2024년 8월
평점 :
만남, 헤어짐, 만남
꽃분이와 돌고래/ 다원 글, 그림/이루리북스&이루리볼로냐워크숍2024
『꽃분이와 돌고래』는 주황빛으로 물든 하늘, 바닷가 바위에 앉은 해녀들, 물속에 테왁을 안고 뭔가를 바라보는 얼굴에 주름 가득한 해녀가 바라보는 것까지 표지에 가득하다. 다원작가의 『꽃분이와 돌고래』는 순이 할머니에게 물질을 배우는 꽃분이가 처음엔 겁내고 두려워하지만 할머니를 믿고 바닷속에 들어가 해녀로서 경험을 쌓는다. 할머니와 함께 물질을 들어간 어느 날 할머니의 수경이 벗겨져 순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꽃분이가 할머니가 되어 새로운 해녀들을 따스하게 맞이한다. 꽃분이가 물속에 물질을 하는 동안 주변을 도는 돌고래와 신경전을 하기도 하고 때론 함께 하기도 하며 인연을 이어가며 펼치는 이야기다.
작가 다원은 낮에는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밤에는 상상하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라고 한다. 작가의 말에서 "해녀라는 존재를 …(중략)…거칠고 위험한 바닷속에서 서로를 지켜 주고 의지하는 아름다운 공동체이자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여러 동물, 식물들과 더불어 사는 포근하고 인자한 마음을 가졌으며 욕심을 버리고 자연이 허락하는 만큼만 가져갈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한 사람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작가는 해녀의 이런 마음을 이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표지를 활짝 펼쳐보면 저녁녘의 바닷가 모습을 따스하게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다. 색을 살짝 빛바랜 듯한 느낌으로 전체적으로 표현해서 오래된 앨범의 사진을 보는 느낌이다. 처음 그림책을 받았을 때 제법 그림책 페이지가 많은 두꺼운 그림책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펼쳐서 보면 설명 보다 할머니의 말 몇 마디만이 있을 뿐 그림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넓고 넓게 계속 펼쳐지는 바다를 헤엄쳐 채취하는 해녀들의 모습이 계속 이어지는 페이지를 속에서 독자 또한 물속을 함께 하는 느낌이 들게 한다.
아이들은 바닷가 해녀의 물속 모습을 경험할 수도 있고, 재미난 이야기 한 가닥 들었다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는 그림책이다. 뒷부분에는 해녀의 복장과 해녀가 내는 "휘이~" 숨비소리에 대한 설명도 더해져 해녀를 이해할 수 있는 정보를 준다. 순이 할머니가 꽃분이에게 물질을 알려주고, 꽃분이는 다음 세대에게 물질을 알려주며 따스한 눈길로 바라본다. 꽃분이가 누군가 만남, 인연, 헤어짐, 만남, 인연, 헤어짐, 다시 만남은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갖는 마음과 사람을 통해서 이어지는 마음과 전통을 헤아려보게 한다. 세대가 바뀌면서 바뀌는 모습, 하지만 세대가 바뀌어도 이어지는 점이 무엇일지 어른들에게 더욱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도 해녀들의 지혜를 배우면 좋겠습니다.
경쟁보다는 서로를 도우며 지켜 주는 공동체가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자연을 파괴하면 우리에게도 내을은 없다는 것을 .
욕심을 내려놓고 주어진 만큼만 가져도 풍족하는 것을.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