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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 모모의 여행
류커샹 지음, 하은지 옮김 / 더숲 / 2018년 2월
평점 :
모모와 함께 떠나는 여행
『혹등고래 모모의 여행』을 읽고
동물을 소재로 글을 써온 대만작가 류커상이 20년전에 썼던 책을 수정하고 그림을 더해 나온 『혹등고래 모모의 여행』을 만났다. 책 표지에 그려진 혹등고래 모습에 빠져들고 고래의 눈을 가만 보게 되었다. 외롭고 겁이 많다고 소개된 모모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얼까?
『혹등고래 모모의 여행』은 주인공 모모가 하는 여행과 3명의 사람이 자연을 보는 형식으로 맞물려가며 이야기가 되고 있다. 우선 주인공 모모가 하는 이야기를 먼저 보겠다. 모모는 엄마와 함께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커가면서 다른 고래들이 당연하게 느끼는 먹이활동, 짝짓기, 번식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다 바이야를 만나 함께 강을 거스르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모모는 바이야와 여행이 자기를 위한 여행이 아니라 너를 위한 여행이잖아 하고 말하지만 바이야와 함께 하면서 더 나이많은 바이야의 슬기와 경험을 배우게 된다. 바다로 돌아와 더 나이를 먹게 된 모모는 다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여행을 혼자 떠난다. 삶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고, 떠난 여행에서 오래된 관습에서 벗어난 느낌을 받으며, 자기와대화를 이어간다.
“ 나는 지금까지도 나 자신과 나누지 못한 대화가 많아. 그런데 어떻게 다른 고래와 대화를 할 수 있겠어.”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310/pimg_7318381881859442.jpg)
모모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가 모모가 되었다. 모모의 몸에 붙어 있는 따개비는 사람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시련이라 생각되었다. 태어나 경험하는 숨쉬기 어려움, 배고픔, 커가면서 친구와 관계, 부모와 관계, 공부, 성적, 직작에서 관계. 늘어나는 따개비가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고통이 아닐까 싶다.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일을 해낸다는 건 주동적인 느낌이라며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거라는 바이야의 말도 강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사는 삶을 살기 보다는 아무나 하지는 못하는 새로운 세계를 찾아나가면서 내 존재에 대한 물음을 계속 던지는 것이 필요한 시간이다.
『혹등고래 모모의 여행』은 천쥔, 샤오허, 예쌍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도 있다. 자연을 보호한다고 하는 있는 그래돌 천천히를 강조하는 천쥔과 우선 널리 알려서 해야 한다는 예쌍의 방법의 차이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자연보호가 어떤 관점으로 하는게 좋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주기도 한다. 어린 손자 샤오허가 실장어 봉지에 넣은 나방이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것을 보고 모든 것은 살려고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늪에 갖힌 모모를 살리려고 애쓰지만 결국 다시 늪으로 돌아가 죽음을 맞고 싶어하는 모모를 보면서 모든 것을 내 생각과는 다를 수 있음을 다시 보게 되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310/pimg_7318381881859443.jpg)
외롭고 겁많은 모모가 자기를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나도 같이 여행을 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작가가 그려놓은 혹등고래를 보면서 나도 바다에 함께 헤엄치며 누리는 자유도 맛보았다. 책을 덮고 다시 표지를 보았다. 물 속에 모모와 물 위에 배에 타고 있는 세 사람, 그리고 비추고 있는 별이 이 책의 모두를 말해주고 있는 듯했다.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