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선따라 마음따라 1
이운정 지음 / 메모리웍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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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을 그리고

 외할머니 따라 부처님 오신날 마당을 가득 매운 연등은 참 따뜻했다. 뭣도 모르는 어린 아이에도 외할머니를 따라 절에 들어가면 따스하고 포근하게 바라보는 부처님의 얼굴, 절 안에 퍼지는 향기와 스님들의 불경소리에 마음이 끌렸다. 연꽃 위에 앉아 계신 부처님을 보면서 왜 연꽃일까 하는 궁금증을 갖던 어린 시절이었다.

 연꽃을 그리기 위해 내가 봤던 실제 연꽃도 떠 올려보고, 사진도 많이 보았다. 그리고 연꽃 한 잎 한 잎을 그리면서 알았다. 여러 장의 연꽃잎을 그릴 때 중심을 먼저 그리고 양 옆에 있는 연꽃을 그렸다. 그리고 아래쪽으로 퍼진 연꽃을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연 잎을 더 채워주었다. 그리고 뒤쪽에 꽃잎과 나를 향해 앞으로 뻗은 꽃잎을 그려야 입체적으로 살아있는 연꽃이 되었다.

 

 가운데 꽃을 중심으로 그려지지만 그 옆을 받쳐주는 꽃잎이 없다면 우리가 보는 풍성한 연꽃을 그릴 수가 없다. 사람에서도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꽃 그릴 때 처럼 중심을 받쳐주는 사람, 그리고 옆에서 함께 해주는 사람이 모두 어우러져야 관계가 되는구나.

 

 전에 스님께서 연꽃은 자비의 상징이라고 하셨다. 자(慈)는 나를 따르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비(悲)는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어여삐 여기고 살피고 끌어안는 마음이라고 하셨다. 가운데 암술과 수술이 노랗게 빛나도록 받쳐주는 꽃잎과 꽃받침 속에서 이제야 어렴풋이 자비를 본다.

 

처음 그리는 연꽃을 어떻게 붓을 터치해서 그려야하는지도 연습할 수 있게 되어있고, 한 잎 한 잎 더해지는 연꽃에 내 마음도 더 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와 아이들이 연꽃을 그리면서 연꽃의 의미와 연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어 고마운 책이었다.


20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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