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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달걀 왕 ㅣ 너른세상 그림책
오하나 지음 / 파란자전거 / 2025년 10월
평점 :
도전! 첫요리의 추억!
우리 동네 달걀 왕/오하나/파란자전거2025
오하나 작가의 [우리 동네 달걀 왕]이 2025년 개정판으로 파란자전거에서 나왔다. 개정판 표지에 까만 프라이팬에 테두리가 지글지글 지켜진 프라이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의 반짝이는 눈과 표정이 눈길을 끈다. "달걀 왕"이라는 제목이 무엇을 뜻할까? 하는 질문으로 책을 읽게 된다.
[우리 동네 달걀 왕]은 오하나 작가가 탄광촌에 잠시 있을 때 경험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빠는 탄광에, 엄마는 밭에 가고 집에 남아 있던 나들이와 산들이가 비가 오는 오후 부엌에서 찾은 달걀을 요리하기 시작한다. 처음 해보는 달걀 프라이를 위해 석유 곤로(책에서는 풍로라고 표현한다)에 켁켁 거리며 불을 붙이고 프라이를 성공하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그 시절 비싼 달걀 한판을 프라이를 하고, 동네 친구들까지 함께 한 달걀프라이를 둘러싼 이야기가 훈훈하게 펼쳐진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달걀프라이 하나만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읽어주었더니 요리에 도전하는 이야기에 재미있어 했다. 박물관에서 보았다는 곤로를 저렇게 쓰는 거였구나 하는 친구도 있었고, 옛날에는 사투리를 썼냐며 질문하는 친구도 있었다. 사투리를 살려 읽어주었더니 도심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은 사투리가 지역적인 특징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인 특징을 받아들이는구나 싶어 표준어와 사투리에 대한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오하나 작가가 그린 탄광촌의 모습이 70, 80년대쯤의 모습이라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떠올리는 이야기였다. 아이들은 나들이의 첫 도전이 실수연발이지만 점점 나아지는 실력과 자부심으로 가득찬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었다.
"쫌, 조용히 해 봐라! 한 번만 더 해 볼끼다!"
언니의 달걀 프라이를 보면서 잔소리 하는 동생에게 소리치는 나들이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자 하는 모습을 응원하게 한다.
실패하면 어때. 한 번 더!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