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병아리 인생그림책 44
장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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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병아리야

내 병아리/장현정/길벗어린이2025


여름의 소리가 들리는 듯했던 [맴] 그림책은 내가 처음 만났던 장현정 작가의 작품이다. 그림책 가득 "맴~~"이라는 여름의 소리가 가득했던 [맴]이다. 또 다른 작품 [그래봤자 개구리]에서는 세상 속에서도 자기 소리를 내며 "나는 개구리다"라고 외치는 씩씩한 개구리가 참 인상적이었다. 이번 작품 [내 병아리]는 작가가 어릴 적 실제로 키웠던 병아리의 기억을 떠올리며 쓴 작품이라고 한다.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에요"

[내 병아리]의 첫 문장이다. 아이의 삶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날, 자신이 원하던 반려동물을 갖게 된 날이다. 아이는 사랑스러운 병아리와 자기만의 방식으로 신나게 놀다가 병아리가 죽자 예상하지 못했던 공포를 경험한다. 아이의 공포 때문에 죽은 병아리가 거대한 병아리로 변해 나타나지만 아이는 병아리를 살뜰하게 보살피며 자신이 다하지 못했던 책임감을 느끼고 정성을 다하는 이야기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자기 반려동물이 생겼을 때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그림책 속 아이에게도 가득 나타난다. 하지만 사람이 사랑을 베푼다고 해서 반려동물도 행복한 것이 아님을 반려동물에 맞는 방식으로 사랑해야 함을 보여준다. 조금은 서툰듯한 어린아이의 그림 같은 느낌이 아직 뭘 모르는 어린아이를 나타내는 듯 보인다. 병아리와 아이만이 집중되는 그림과 하얀 여백은 서로의 사랑에는 여유가 있어야 함을 나타낸다. 사랑하지만 서툶 이 생명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에 사랑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을 알고 다가가야 함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생명을 키우는 일이 사랑만으로는 되는 것은 아님을 알려준다.


작가 소개 글에 "그림책 [내 병아리]는 신중했고, 섬세했고, 다정했던 그리운 장현정 작가님의 마지막 작품입니다"라고 쓰여있다. 장현정 작가님이 자신의 실수로 떠나보낸 생명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득 담은 사과 같은 작품이다. 작가님의 작품들이 내는 소리가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한다.


"어린 시절 나의 실수로 떠나보낸 내 병아리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늦었지만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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