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가 없는 섬

싫어가 없는 섬
크리스티나 어스 지음, 허드슨 크리스티 그림, 김선희 옮김 / 한림출판사 / 2025년 2월

좋아? 싫어?

싫어가 없는 섬/ 크리스티나 어스 글/허드슨 크리스티 그림/김선희 옮김/한림출판사2025

어린이 소설을 쓴 크리스티나 어스의 글에 이럴스트레이터이자 애니메이터인 허드슨 크리스티의 작업으로 출판된 [싫어가 없는 섬]이다. [싫어가 없는 섬]는 바다코끼리가 사는 섬이다. 이 섬에서는 모든 질문에 간단히"YES, 좋아"라고만 답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도, 내가 싫어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이 섬에 "no, 싫어"라고 말하는 아이가 나타나면서 섬은 혼란에 빠진다. 과연 바다코끼리가 살고 있는 이 섬은 평화가 유지될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한다.

뭐든 " 좋아"라고 말하는 습관이 들어버린 바다코끼리처럼 "싫어"라는 거절의 표현은 어쩜 아이가 커가면서 더 힘들어하지 않나 싶다.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싫어"를 아무리 연습해도 그 짧은 한 마디를 하기는 너무나 힘들다. 큰마음을 먹고 거절을 하려고 싫다고 해도 내 표현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다시 원래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에 좋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싫어"는 어쩜 나를 지키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허드슨 크리스티가 3D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그림을 표현해서 뭔가 애니메이션 영화가 있을 법한 느낌이 든다. 면지의 블록도 처음엔 왜 있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블록에 들어 있는 작은 인형의 아이가 주인공 같은 느낌이라 그런지 그림 속 캐릭터들의 눈동자에 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좋아라고만 말하는 섬에 나타난 싫어라고 말하는 아이로 인해 당혹감이 느껴지는 바다코끼리의 표정은 공감이 느껴졌다.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선명한 제목과 내용처럼 그림도 선명하게 내용을 전달한다. 제목의 부피감 있는 제목이 누르는 압력이 엄청나지만 내 세계를 지키고 싶다면 당당히 말해야 한다.

"싫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