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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똥 참기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ㅣ 국시꼬랭이 동네 13
이춘희 지음, 심은숙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20년 2월
평점 :
이어지는 우리 문화
밤똥 참기/이춘희 글/심은숙 그림/사파리2023
글 작가 이춘희 작가는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안동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방송 구성작가로 일했다.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의 <국시꼬랭이 동네>시리즈 중 [고무신 기차] ,[야광 귀신] , [눈 다래끼 팔아요 ], [아카시아 파마], [막걸리 심부름]의 글을 썼다. 그림작가인 심은숙은 서울에서 태어나 동양화를 공부하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공연에 쓰이는 영상 동화 작업도 하는 작가다.
글 작가 이춘희와 그림작가 심은숙이 함께한 사파리의 [밤똥 참기]는 집과 따로 떨어져 뒷간이 있는 집이 배경이다. 심은숙 작가의 거친 먹선으로 그린 그림은 시골집의 투박함과 정겨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늦은 겨울밤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무를 깎아 먹고 잠자리에 누웠던 길남이는 배가 아파 잠이 깬다. 화장실은 가야겠고 하는 수 없이 형 길수를 깨워 뒷간에 같이 가달라고 한다. 그냥 참도록 여러 방법을 써보지만 결국 뒷간에 갔던 길수와 길남이. 밤똥을 참을 수 있도록 전해져오던 풍습을 전하는 엄마와 이야기로 이루어진 [밤똥 참기]다.
1980년대 중반에만 해도 시골에 가면 뒷간이 따로 있었다. 뒷간이 따로 떨어져 있고 재래식 화장실이니 냄새도 나도, 무엇보다 귀신 이야기까지 떠오른다면 화장실을 가기는 더 무섭다. 요즘은 화장실이 집안에 있고 수세식 화장실이니 밤에 똥 누러 가는 것도, 귀신이 나올 것 같은 무서움도 덜 하다. 아이들에게 뒷간 귀신 이야기를 해주어도 미신이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밤에 화장실에 가겠다는 아이를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가는 것도 여러 날 계속되면 힘들 수 있다. 그럼 [밤똥 참기]를 아이와 읽어보면 어떨까? 밤똥을 파는 노래를 함께 하다 보면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어지던 우리 문화를 돌아볼 수도 있고, 밤에 화장실을 가지 마라고 혼내기보다는 재미난 추억 쌓기가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이춘희 작가가 태어나 살았던 경북의 문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니 다른 지역은 좀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자란 지역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우리 문화가 이어지리라 기대해 본다. 세계가 지구촌을 이루면서 우리만의 문화라고 생각했던 것이 다른 나라와 비슷한 경우도 많다. 다양한 문화권의 책을 읽을 수도 있는 요즘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