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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와 손톱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ㅣ 국시꼬랭이 동네 12
이춘희 지음, 이웅기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20년 2월
평점 :
이어지는 문화
달구와 손톱/이춘희 글/이웅기 그림/임재해 감수/ 사파리2023
사파리의 잃어버린 우리 문화를 찾아서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 12번째 책 [달구와 손톱]이다.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안동대학교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방송 구성작가로 일했던 글 작가 이춘희는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의 [고무신 기차], [야광 귀신] ,[눈다래끼 팔아요], [아카시아 파마], [막걸리 심부름]을 썼다. 그림 작가 이웅기는 서울에서 태어나 동양화를 공부했으며 이 책에서 독특한 구도와 화면구성으로 책의 재미와 상상을 더하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
달구와 손톱]은 툇마루에서 손톱을 깎은 영미가 초승달 모양의 예쁜 손톱을 하늘로 뿌리자 오빠가 손톱을 먹은 달구가 죽을지도 모른다, 죽어서 여우가 된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영미는 혹시 달구가 죽으면 어쩌나 하면서 손톱을 배설하도록 하는 이야기와 여우가 나타나는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옛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우리 문화 속에 스며있는 이야기는 생활과 가까워서 그런지 더 친근하다. 손톱 이야기도 어릴 적 외할머니가 손톱을 깎아 주면서 아무 데나 버리면 안 된다면서 생쥐가 주워 먹고 나랑 똑같은 사람이 된다고 했다. 이 책은 달구(닭. 경상도 방언)가 먹고 여우가 되는 버전으로 조금 다를 뿐이다.
손톱이 무어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 내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 몸에서 나온 것을 함부로 하지 않도록 했던 옛 문화가 이제 나에게도 마음으로 전해졌다. 유치가 빠지면 하나하나 모아두는 통을 본 적이 있다. 한 번밖에 안 가는 젖니를 소중히 하는 마음처럼 내 몸에서 나온 작은 조각 하나도 잘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 이야기가 잔소리가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게 하는 마음까지 키워주니 관계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구나 싶다.
경상도 작가 이춘희가 전해주는 경상도의 옛 문화 이야기이기도 하겠지만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도 전해질 수 있는 이야기가 책으로나마 남아 있어 고맙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문화는 이어가기 힘들지만 이렇게 기록으로 남아있는 이야기는 언제든 마음이 통하면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QR코드로 플래시와 e-book까지 만날 수 있으니 영상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도 쉽다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은 양육자와 경험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