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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
홍나리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4월
평점 :
서로에게 전하는 마음
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홍나리/창비
[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를 처음 만난 건 도서관에서다. 장애 아이들과 책을 나누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찾던 중 발견했던 책. 색연필로 그린 그림 속 아이와 아빠는 창가에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너무 따뜻했다. 무엇보다도 아빠에게 "미안해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아이의 말을 내가 만나는 아이들의 부모님에게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 책이었다.
홍나리 작가의 [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는 2017년 국제 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IBBY에서 '모두를 위한 책'으로 선정되었고 9년 만에 더 큰 판형으로 다시 출판되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라는 걸 알고는 더 마음에 따뜻하게 와닿는 느낌이다.
[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는 어릴 때부터 걷지 못해 휠체어를 타는 아빠와 건강한 아이의 이야기다. 아빠는 다른 아빠들이 아이와 자전거 타고 스케이트 타고 물놀이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과 자신도 평범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말을 아이에게 한다. 하지만 아이는 아빠와 함께 해서 좋은 점을 말하면서 늘 밝다. 아이의 밝고 긍정적인 마음이 전해져서인지 아빠도 아쉬움이 담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보다는 "비 오는 날 밖에서 첨벙첨벙 빗물 놀이하고 싶진 않니?" 하며 아이의 마음을 묻는다. 친구들이 아빠와 함께 해서 좋은 점을 말한다면 이 아이도 마찬가지다. 자신에게도 아빠가 있고,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걸 아는 아이는 행복하다.
휠체어를 탄 아빠는 처음과 마지막 장면에서만 나오고 가운데 내용 속에서는 어느 아빠들과 똑같다. 부모가 장애가 있어서 아이에게 해줄 수 없는 미안함을 가진 장애인 부모뿐만 아니라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해하는 보통의 부모와도 나누고 싶은 책이다. 아이가 진정 원하는 건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이 아니라 내 부모와 나누고 싶은 삶이라는걸, 삶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어른에서 다시 아이에게로 이어짐을 느낀다면 지금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올 것이다.
아빠는 늘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매일매일 아빠와 함께여서 정말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