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ㄱㄴㄷ
조은수 지음, 안태형 그림 / 풀빛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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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고 세상 탐험

바퀴 달린 ㄱㄴㄷ/ 조은수 글/안태형 그림/풀빛 2023



아이가 한글을 익힐 즈음 한글 자음, 모음을 가지고 이렇게도 놓아보고 저렇게도 놓으면서 글자가 아니라 그림처럼 놀았다. 우리 집에선 가끔은 우주선도 되고, 기대앉을 의자도 되어주었던 한글이 조은수, 안태형 작가를 만나 바퀴를 달았다. [바퀴 달린 ㄱㄴㄷ]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아이와 함께 상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그림책이다.

[바퀴 달린 ㄱㄴㄷ]은 가로로 긴 판형의 보드북이다. 표지부터 가로로 길게 펼쳐 뒷면까지 같이 보면 밀가루 산을 힘들게 오르는 종이 아이가 있다. 아이에게 작은 표정을 그려준 안태형 작가의 손길로 아이는 생명을 얻었다. ㄱㄴㄷ을 밀고 저 언덕을 넘어가면 어디로 가게 될까? 줄자 위를 ㄱ타고 구불구불 기찻길로 지나가고, ㄴ타고 나긋나긋 낮잠을 늘어지게 자기도 하며, 바람 타고 버둥버둥 휩쓸려 ㅅ타고 사막에 도착한 아이는 "사람 살려!" 하고 외친다. 아이는 앞으로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ㄱ에서 ㅎ까지 자음과 함께 하는 여행을 떠나보자.

조은수 작가는 말이 재미있다는 걸 글보다 먼저 느끼길 바랐던 것 같다. 각 장면마다 의성어, 의태어를 살리고 각 자음으로 시작하는 말로 이야기를 만들어 자음의 소리와 리듬을 함께 느끼게 해주었다. 안태형 작가는 가로로 긴 판형의 그림책을 활용해 주인공인 종이 인형의 여행이 넓은 세상과 마주해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해준 느낌이다. 더운 요즘 시원함까지 느껴지는 그림책이었다.

매 장면마다 찍은 사진은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발견하기 힘들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의 눈높이에서 발견 가능한 재미있는 장면이다. 아이의 낮은 눈높이까지 함께 내려가 쪼그려 앉아 새롭고 작은 세상을 함께 발견했던 시간이 있었다. 개미가 얼마나 힘이 센지 알 수 있었고, 떨어져 있는 감나무 잎의 아름다움에 빠져 이리저리 배열하며 새로운 그림을 만들기도 했다.

책을 보다 보니 " ㅌ타고 터덜터덜 터널을 지나"라는 부분은 의태어와 그림이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 하리 하리(하루의 강원도 방언) 보면서 아이와 의성어, 의태어를 바꿔서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 세상의 주인공은 그림책 속 주인공이 아니라 이야기를 읽고 있는 사람이니 내가 만들어가는 ㄱㄴㄷ의 이야기를 아이와 꾸며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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