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가 되었어
송미경 지음 / 한림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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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러면 어때.

토끼가 되었어/송미경/한림출판사2023


송미경 작가가 직접 그림까지 그린 그림책 [토끼가 되었어]를 만났다. 간결한 그림, 수수한 색깔과 넓은 여백 속에 자리 잡은 그림에 생각이 많아진다.


송미경 작가의 [토끼가 되었어]는 늑대가 어느 날 나무에 앉아 있던 참새로부터 빨간 사과를 하나 받아먹고는 토끼로 변한다. 토끼가 되어 너무 놀라는 아이의 말에 "아무러면 어때." 하고 놀라지 않는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학교에 가도 친구들은 모두 늑대인데 자신만 토끼다. 수업 시간에도, 밥을 먹을 때도 토끼는 자신은 여러 가지로 불편하고 걸리는 점이 많다. 집으로 가는 길 다시 사과나무로 가서 깡충거리며 도는 토끼에게 참새는 귀찮다는 듯 사과를 한 개 준다. 사과를 먹은 토끼는 이번엔 늑대가 된다. 늑대로 변한 자신을 엄마, 아빠, 학교에서는 똑같이 대할까 하는 이야기다.


참새가 건네준 빨간 사과를 먹고 빨간 토끼가 된 늑대는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를 인식해가는 아이 모습 같다. 처음엔 있는 그대로 하나의 존재로 태어난 아이가 부모와 주변에 의해 예쁘고 착한 아이가 된다. 주변은 아이가 부족하고 고칠 게 많다고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바꿀 생각을 한다. 하지만 토끼는 사과나무에 가서 참새가 주는 사과를 먹고 다시 늑대가 된다. 늑대가 된 모습은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 같다. 중2병이라 부르면서 늑대 같은 아이의 모습에 놀라며 피하는 것 같다.


늑대일 때도, 토끼일 때도 사과를 좋아하고, 놀기도 좋아하고 학교 가기 싫어하는 모습은 똑같다. 아이가 정말 변한 걸까? 내가 보는 눈이 달라지는 걸까? 회색빛 늑대가 빨간 토끼로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다시 늑대가 되어도 자기가 찾은 자기가 진짜 자기다. 또 어떤 모습이 될까? 나이를 먹으면서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토끼로도 변하고, 늑대로도 변했던 것처럼 어떤 모습으로 변해도 자신은 인정하게 될까? 모습은 변해도 내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는 [토끼가 되었어]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내 아이의 변한 모습이 당황스러운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 겉모습이 변해도 진짜 변하지 않는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눈을 뜨면 나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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