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묵은 달봉초등학교 햇살어린이 92
조지영 지음, 조선아 그림 / 현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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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것은 소중함

100년 묵은 달봉초등학교/조지영 글/조선아 그림/현북스2023


신도시의 빼곡한 아파트 숲 사이에 있는 달봉 초등학교의 한 반에서 학교가 과연 얼마나 오래되었나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이제 몇 개월이라고 생각했지만 민준이는 학교가 100년 된 학교라고 하면서 아이들을 들썩인다. 과연 신도시 한복판에 있는 학교가 100년의 역사를 간직할 수 있나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일제 강점기 시대 노덕호라는 농장주의 손녀 카오리의 시중을 들며 같이 학교에 다니던 박향이가 또 다른 이야기 속 주인공이다. 카오리는 향이를 구박하면서 부려먹지만 어느 날 자기가 귀하게 여기던 액자를 향이가 찾아주자 향이에 대한 마음을 열어간다. 카오리와 자신 때문에 다리를 다치겐 된 향이의 이야기가 이 학교에 얽힌 사연이다.


학교 조사 발표를 위해 준비하던 민준과 세리, 친구들은 민준의 할아버지를 인터뷰하게 된다. 향이의 이야기와 지금의 민준과 세리의 이야기가 만나게 되는 지점은 어딜까? 할아버지 이야기를 통해 학교의 역사를 알게 된다. 학교의 역사를 알게 된 아이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도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다.


신도시라는 이름은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일 거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하지만 신도시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 전에 그 자리에 있던 무언가가 자리를 내 준거라는 사실을 잊는다. 작가 조지영은 신도시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신도시 안에 동문과 지역사회가 지켜낸 초등학교 근처를 지나다 예스러운 글씨체로 쓰인 학교 이름을 본 순간 그 학교를 다녔을 많은 아이들, 학교에 전해내려오는 전설, 안타까운 사연을 떠올리며 글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아이들에게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가끔 해준다. 옛날이야기를 듣듯 재미있게 듣다가도 정말 그런 학교를 다녔냐고 묻는다. 신축 초등학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옛이야기를 달봉 초등학교 덕분에 다시금 떠올려본다. 새로운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묵은 것은 구식이라고 한다. 우리가 지켜온 이 나라에서 새로운 것이 위에 계속 덧씌워진다고 해도 가장 밑바탕에는 우리의 근본이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하겠다. 장소도, 맛도, 사람도 시대가 변하면 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 하지만 변하는 과정의 기록이 역사라 한다면 과거가 있기에 지금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것이 바뀌고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오래된 것을 지켜내는 것도 힘들지요.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와의 추억을 간직하듯, 우리나라의 역사를 열심히 배우듯 '묵은 것'의 소중함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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