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7
헤르만 헤세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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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에 나, 세상 속에 나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헤르만 헤세/이옥용 옮김/보물창고 2023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은 헤세의 동화집[메르헨]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즐겨 읽을 만한 단편 6편을 골라 보물상자에서 엮은 책이다. 6편의 이야기 난쟁이와 사랑의 묘약(원제: 난쟁이), 아우구스투스, 유 임금님, 픽토어의 변신,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원제:팔둠), 두 형제는 마법과 환상에 대한 이야기가 섞인 이야기다.


헤르만 헤세의 난쟁이와 사랑의 묘약,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난쟁이와 사랑의 묘약의 주인공 필리포는 마르게리타의 난쟁이다. 필리포는 아가씨 마르게리타가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면 주변에 볼 수 있는 것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나간다. 쌀쌀맞은 마르게리타가 불같이 화를 내고 배려라고는 모르는 발다사레 때문에 필리포가 아끼는 개 피노가 죽게 되자 필리포는 둘에게 사랑의 묘약으로 복수를 하는 이야기다.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은 1년에 한 번 도시에서 큰 장이 서는 날 떠돌이 남자가 팔둠의 장에 가서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이야기다. 그 중 한 사람이 자신은 영원히 변하는 않는 산이 되고 싶다고 소원을 말한다. 눈 깜짝할 사이 팔둠 지역은 거대한 산으로 변한다. 소원을 이루었던 많은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거대한 산은 사라지고 소멸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낀 산은 소원을 다시 빌 수 있을 때 마음속에 간직한 소원을 빌어 바다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동화라고는 하나 헤르만 헤세는 소설에서처럼 어떻게 살지를 묻고 있다고 느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눈에 보이는 작은 것에서 시작되어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는 듯했다. 팔둠처럼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산으로 산다는 것도 그 나름의 어려움이 있음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그대로 있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변해감에 따라 어떻게 살 것 인지 묻는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나이 먹어 다시 만나 헤세의 책에 빠져 읽은 시간이 있었다. 내가 나이 먹어 방황하는 순간 헤세의 책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떻게 살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 주었고 답을 찾아보도록 했다. 헤세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게 묻는다.


부록으로 수록된 <진정한 자신이 되기 위한 끝없는 여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헤세는 말했다.

"고백하건대 내 삶이 동화 그 자체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너무나 많다. 외부 세계가 나의 내면세계와 연관되어 있고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하고 느낀다. 나는 이런 연관성을 마법적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인생이 마법적 특성을 지녔다고 이해하는 것은 내게 늘 친숙한 일이다. "


헤세의 말처럼 마법적 요소는 주인공이 새로운 깨달음을 얻도록 도와주고 주인공은 도덕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주며, 자신이 처한 현실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에게는 자신을 탐구하고 진정한 내가 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어린아이라도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가벼운 듯 보이는 동화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길 바라는 헤세의 바람이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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