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월의 딸기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윤미경 지음, 김동성 그림 / 다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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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그날

그 오월의 딸기/윤미경 글/김동성 그림/다림2023


요즘 딸기의 계절은 겨울에서 초봄까지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딸기는 5월 즈음부터 시작해서 그 이후에나 실컷 먹을 수 있었다. 표지에 하얀 딸기 꽃과 탐스럽게 열린 딸기밭에 딸기 두 알을 가지고 개미를 쳐다보는 아이의 눈은 비밀을 나누는 듯한 모습이다. 오월의 딸기가 아니라 [그 오월의 딸기]라는 제목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날을 말하는 듯하다.


윤미경 작가의 [그 오월의 딸기]는 딸기밭을 하는 아이의 눈에 비친 딸기와 딸기밭,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아이의 입을 통해 사투리로 전한다. 글에는 5월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지만 아이는 말한다.


"이상하고 이상했어요. 1980년 5월에 열렸던 그해, 딸기."


딸기는 이렇게 탐스럽게 자라는데, 다른 해보다 게으르게 마냥 매달려있고, "딸기가 단디 하나도 안 달어요" 하는 아이의 말에 아빠는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들어서 근갑다"하는 말뿐이다. 하지만 그림작가 김동성은 글로는 표현하지 않은 5월의 모습을 딸기밭에 함께 그렸다.



세발자전거에 동생을 태우고 광장의 처참한 모습을 본 아이는 이를 앙다물고 화난 표정으로 자전거를 굴러 광장을 벗어난다. 민주주의를 외치며 행진하는 사람들의 무리를 만난 아이는 잠시 머물러 응시한다. 아이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


1980년 5월 18일. 43년이 지난 지금도 아픔의 흔적은 남아있다. 지금의 아이들은 알 수 없고 경험할 수 없는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그림책으로 만날 수 있다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진정한 민주주의는 무엇이고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그림책이 나온 것만으로도 고맙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계기로 오월의 그날을 이야기 나눠야겠다. 나부터 그날을 기억하며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애씀의 결과임을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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