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 - 흥미로운 역사가 담긴 16통의 가장 사적인 기록, 편지 세계사
송영심 지음 / 팜파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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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지는 세계사가 아닌 느끼는 세계사

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송영심/팜파스 2023


핸드폰이나 컴퓨터, 전화가 있기 전부터 사람들은 소통을 위해 애써왔다. 이전에도 사람들은 소통을 위한 여러 수단 중 가장 오래된 역사가 있는 것이 편지다. 오래된 시간만큼이나 오래된 역사를 가진 편지 속에 숨겨진 내밀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책이 [편지로 읽는 은밀한 세계사]다. 학창 시절 역사나 세계사 시간이면 교과서 속 역사보다 비화가 더 재미있었던 건 내가 알지 못한 다른 측면을 볼 수 있어서였다. 편지는 비화로 전해지는 것보다 자신의 마음을 직접 표현한 것이니 가장 은밀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송영심의 [편지로 보는 은밀한 세계사]는 16통의 편지를 역사의 가장 극적인 장면을 담다, 그들은 죽음 직전에 무엇을 적었을까, 편지에 담긴 역사 속 인물의 진실 찾기라는 3부분에 16통의 편지를 나누어 수록하였다. 편지를 본인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것인 만큼 편지의 내용은 가슴이 시리도록 아프기도 하고, 내가 알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면서 화가 나기도 했다.


이 편지 중 가장 오래된 편지이면서 가장 처음에 소개된 사마천이 임안에게 보낸 편지에 자신이 사형집행 대신 궁형을 선택한 까닭과 그때 느꼈던 심정이 절절히 담겨 있었다. 사마천의 [사기]만 떠올렸지 어떤 마음으로 사기를 썼는지 알게 되니 사기를 읽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사람의 마음에 공감한다는 건 그 사람 입장에서 보고 생각하고 느끼면서 그럴 수 있겠다고 하는 거라 한다. 3자 입장에서 보는 편지는 죽음을 앞둔 사람의 마음을 더욱 알게 하고 그 사람이 관련된 역사적 사실마저 다시금 보게 한다.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라는 말처럼 내가 다양한 시각과 시좌에서 보려는 노력이 없으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학교에서 수업이 은밀한 편지와 함께 한다면 머리에 새겨지는 지식으로 가 아니라 마음에 기억되는 역사가 될 것이다. 역사를 배워가는 학생들이, 역사의 다른 면을 보고 싶은 어른이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을 듯하다.


나는 최후에는 승리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진실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그 어떤 것도 진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빛이 비추기를 원하지 않는 범죄인들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빛이 비추일 때까지 생명까지도 쾌히 바칠 각오가 있는 정의의 수호자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진실이 지하에 묻히며 거기에서 자라나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여 드디어 터지는 날 모든 것을 날려 버릴 것입니다.

(30쪽, 에밀 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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