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거북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57
문소현 지음 / 현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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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바다, 거북/ 문소현/ 현북스 2023


문소현의 [바다, 거북]은 현북스의 12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이다. 하얀 표지에 검은색으로 그려진 바다 생물들의 모습을 보면 뭔가 무거운 느낌이 든다. 바다 거북하면 귀엽고 사랑스럽게 물속을 헤엄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무슨 내용이길래 마음이 답답한 느낌이 들까 하는 마음을 본 책이다.


첫 장면에서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가는 빨간 거북이 낳은 알이 부화한 아기 바다거북이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새와 게를 피해 바다로 간다. 바다에서도 어린 거북을 잡아먹으려는 물고기로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바다를 헤엄치며 성장한 바다거북이 알을 낳기 위해 다시 자신이 태어난 모래사장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로 내용은 간단하다.


그림은 사랑스러운 바다거북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버린 폐수, 기름, 비닐봉지, 폐타이어, 폐그물과 마스크까지 바다 생물을 위협한다는 이야기다. 작은 그림 하나하나를 보면 마스크가 입에 감겨 먹지도, 소리도 못 내는 새와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을 정도로 큰 물고기의 뱃속엔 온갖 해양 쓰레기가 가득하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것만이 아니다.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위해 지느러미만 잘려 버려진 상어는 이제 살 수가 없다. 그래서 무거웠구나. 사람을 원망하는 동물들의 대화로만 구성된 이야기는 상황이 어떤지 설명하는 이야기보다 더 가슴에 깊이 새겨진다. 해양오염의 위험성과 경각심을 일깨우는 책이었다. 정말 계속 이렇게 살 거냐고. 같이 살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첫 쪽에 알을 낳고 있던 뒷다리에 폐그물이 얽힌 빨간 거북과 마지막 쪽에서 다시 알을 낳으러 온 빨간 거북이 같은 거북일까도 생각했지만 대를 이어 피해는 계속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도 세대를 거듭하면 바다가 입는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온다. 당장의 우리가 아니더라도 우리 미래인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오염시켜 물려줄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우리에게 조심하라고 말한다.


[바다, 거북]은 병풍책의 형태이다. 표지의 바다와 거북이 거꾸로 쓰여 있어 거꾸로 봐야 하나 하고 봤지만 거꾸로 보아도 의미는 없었다. 표지의 글씨는 서로의 입장을 바꿔보자는 의미인가 싶기는 하지만 굳이 무엇 때문에 거꾸로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병풍책의 특징을 살려 넓게 보면서 바다는 얼마나 넓은지 그 속에 사는 생물들은 얼마나 많은지 사람이 얼마나 많은 생물과 연관 지으며 살고 있는지를 본다면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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