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만 사는 아이 라임 어린이 문학 43
히나타 리에코 지음, 사쿠마 메이 그림, 김윤수 옮김 / 라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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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주는 힘

일요일만 사는 아이/히나타 리에코 글. 사쿠마 메이 그림/ 김윤수 옮김/라임2023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만 있는 마유는 자기도 왜 학교를 가지 않는지 분명한 이유도 없다. 마유는 어느 일요일 매일 내다보던 창밖에서 전봇대에 평소에는 없던 빨간 화살표를 발견한다. 마유는 화살표 끝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 하는 마음으로, 일요일이니까 자신이 밖을 돌아다녀도 괜찮다고 달래며 화살표를 따라간다. 화살표 끝에 있는 일요일 상점에서 마유는 인형 시실리, 사쿠노 할머니, 우산을 든 주인 아저씨, 조코언니, 맥파이가 스케치룸에서 그림을 그리는 걸 보고 마음이 끌려 다음을 기약한다. 마유는 5번의 일요일을 경험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을 한다는 이야기다.


12살 세상을 살아오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만 하고 살 수 없다는 걸 경험한 마유다. 작가는 마유가 경험하는 세상을 통해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어떻게 성장해 가야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마유를 통해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의 마음과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 그리고 가족 속에서 보면서 경험한 것이 아이의 내면에 쌓일 수 있음을 말하고 싶어한다. 3단계의 방법을 알려주면서 말이다.


1단계, 우선 세상을 알아가기 위해서는 대화를 해보는 것이다. 나태주의 풀꽃처럼 가만히 자세히 들여다보며 대화를 하다보면 세상을 알 수 있다.

그리려는 대상과 대화를 해봐.

그림을 그리는 건 세상과의 대화야.(99쪽)


2단계는 질문이다. 세상과 대화를 했다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마유 스스로를 알아가는 것도,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던지는 질문도 다 본인과 관련된 삶이다. 그렇다면 답은 스스로 알고 있다.

"마유는 이 물건이 어떻게 보였습니까? 마유에게 세상은 어떻게 보입니까? 바로 그걸 그리는 거예요. "(102쪽)"

"언제까지고 참기만 해야 하는 거예요? 도저히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다른 사람을 말을 따라야 하는 거예요?"(125쪽)


3단계는 조바심내지 않으면서 마유(누에고치라는 뜻)처럼 고치 안에서 스스로를 키워가는거다. 어느 순간 차올라 고치를 뚫고 나오는 나비처럼.

"나비들은 적당한 기류가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는 거야. 그리고 때가 다가오면 크게 무리를 이뤄서 하늘을 건너."(139쪽)


일요일이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본다. 6일동안의 일상을 살다가 자기를 위한 휴식같은 시간이다. 마유의 엄마가 마유를 낳고 키우는 동안 일요일의 왕국에 살았다고 했다. 따뜻하면서도 불안하고 너무 행복하면서도 무서운 일요일의 왕국. 일요일을 잘 보내고 견뎌내야 다음 한주를 또 살 수 있다. 휴식같고 편안한 시간에 빠지면 나오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일요일의 은유는 편안함이다. 성장을 위한 숨고르기다. 다가올 내일의 힘이다. 일요일이 마유에게 상처를 어루만지고 견딜 힘을 키워준 시간인 것처럼 말이다.


일요일 전시회를 마친 마유가 월요일에 상점을 찾아갔다가 사쿠노 할머니에게 일요일 상점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장면은 그동안의 상황을 정리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빨리 이야기를 끝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의 성장에서 아픈 시간이 이렇게 쉽게 마무리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까.


하지만, 마유가 찾아간 일요일 상점처럼, 상점안에서 마유와 인연이 닿은 인물들이 뒤죽박죽한 시간 속에서 만나는 것처럼 나에게 다가오는 인연이 감사한 순간이 있다. 오늘도 내 곁에 다가온 인연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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