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시계 - 루쉰이 뽑은 러시아 동화 햇살어린이 90
김현경 그림, 루쉰.권애영 옮김, 레오니트 판텔레예프 원작 / 현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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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삶

금시계/판텔레예프 원작/루쉰 중국어번역/권영애 번역/김현경 그림/현북스 2023


러시아 작가 판텔레예프의 원작을 루쉰이 번역하고 이를 한글로 번역하여 현북스에서 [금시계]로 출판하였다.

주인공 페티카가 너무 배고파 달걀빵을 훔쳐 구치소에 들어가 있던 중 옆방에 수감되어 있던 술주정뱅이가 페티카가 경찰인 줄 알고 풀어달라며 건넨 금시계를 가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금 시계를 받아 앞으로의 꿈을 꾸지만 경찰은 페티카를 보육원으로 보낸다. 보육원에서 지내면서 금시계를 지키려는 페티카와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페티카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가 [금시계]이다.


[금시계]는 길 위에서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부끄러움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물건을 훔치고 거짓말을 일삼던 열한 살 페티카의 삶은 사람, 환경, 경험으로 변했다.


첫째, 페티카가 만난 사람들이다. 페티카는 부모가 없기 때문에 비슷한 무리들과 어울리며 살았지만 보육원으로 데려다준 경찰, 보육원의 원장과 보건 선생님, 미뤄눠프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 자신을 보살펴주고 아껴주는 사람이다.


둘째, 페티카를 둘러싼 환경이다. 길 위에서의 환경과는 달리 자신을 보호해 주고 안전하게 품어주는 환경 속에서 페티카는 생존보다는 자신과 함께 하는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보육원은 자치회를 구성해 보육원 살림을 함께 할 사람을 뽑기도 하고, 난방을 위한 땔감을 나르는 일도 아이들 스스로 해보게끔 해준다.


셋째, 페티카가 사람과 환경 속에서 한 경험이다. 페티카는 그전에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며 살았다. 하지만 금시계는 페티카에게 양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매체다. 페티카가 만난 사람에 대한 경험, 환경에 대한 경험이 세상에 대해 마음을 열개해주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결정하게 해주었다.


번역자의 말에서 권영애는 [금시계]는 원작자 판텔레예프가 자기가 겪은 경험을 고스란히 적은 이야기라고 한다. 루쉰이 <광인일기>라는 소설의 마지막에서 "아이들을 구하자"라고 했으며 <수상록>에서 "우리 아이들을 완전히 해방시키자"라고 하며 미래로 나가는 희망을 어린이에게서 보았고, 방정환도 어린이를 온전한 사람으로 대접하고 새 세상을 주인으로 보았다는 공통점을 이야기한다.


점점 출산율이 줄어 아이들이 줄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아이들이 잘 성장하여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어른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나 생각해 보게 해주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율과 더불어 책임을 경험하도록 해주어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먹게 한다. 아이들은 자기 또래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지만 교훈적인 이야기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른에게 더 의미가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첫 번째 이야기<오믈렛을 훔쳐서 두들겨 맞다>에서 페티카가 달걀빵을 훔쳤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제목은 오믈렛인데 내용에서는 달걀빵이라 하니 아이들이 보면 안 맞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페티카는 죽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는 살아났고 이제 판단력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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