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 웅진 세계그림책 240
앤서니 브라운 지음,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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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크게 뜨고 보렴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 앤서니 브라운/웅진주니어 2023


앤서니 브라운의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는 집에서 울적하고 심심해 대니의 이야기다. 엄마는 바쁘고, 형 마이크는 친구들과 놀러나가 심심해하는 대니에게 엄마는 스크러피를 데리고 바닷가라도 산책하고 오라고 말한다. 대니는 스크러피를 데리고 바다로 나가 막대기 던지기를 하고 놀다 쉬기도 한다. 대니는 사람들이 바다를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바다 쪽에서 손을 흔드는 사람을 본다. 저 사람은 왜 깊은 곳에서 손을 흔들까 생각하던 대니는 스크러피에게 데려와 달라고 부탁하고 스크러피는 바다를 향해 헤엄쳐 들어간다. 스크러피는 과연 바닷속 사람에게 닿아 구해올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하는 이야기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숨은 그림 찾기다. 앤서니 브라운의 전시를 작년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림들이 너무나 섬세하고 자세히 그려져 있어 감동하면서 앤서니 브라운이 그림 속에 숨겨둔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느라 원화 하나하나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는 앤서니 브라운의 숨은 그림 찾기를 그냥 숨겨 둔 게 아니라 엄마의 말을 빌려 "눈을 크게 뜨고 잘 보렴. 뭐가 있을지 어떻게 알겠니?" 하는 말로 힌트를 준다. 심심하고 울적한 대니가 바다로 향하는 길에서 만나는 사물과 바다는 대니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대니가 조약돌에 숨겨진 무언가를 발견하면서 이 세상은 내가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는 우연과 기적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할 때 꼭 의도를 가지고 하지만은 않는다. 내가 하는 일이 어쩌면 누군가를 위해 작은 희망이 되고 기적이 되어 다시 내게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앤서니 브라운은 대니를 통해 보여준다. 영웅이 되기 위해 한 일은 아니지만 뿌듯함으로 내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일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우리는 환경 속에서 산다. 환경은 내가 어떤 기분인지에 따라 내 기분이 반영되어 느껴지고 세상도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나의 울적함을 반영한 환경은 나를 더 울적하게 하기도 하지만 내가 기분이 좋으면 내 기분은 더욱 올라가게 만든다. 내가 세상을 만나는 대로 세상도 내가 반응한다면 이제 선택이다.

과연 지금 내 마음은 어떤가? 난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바닷가는 재미없어요. 만날 똑같다고요."

"그렇지 않을걸. 눈을 크게 뜨고 잘 보렴. 뭐가 있을지 어떻게 알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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