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킨스의 사막 여행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01
퀸틴 블레이크 지음,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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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킨스 - "삶은 나처럼 ~"

필킨스의 사막여행/퀸틴 블레이크 글, 그림/서남희 옮김/시공주니어 2023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로 처음 만났던 퀸틴 블레이크(1932~). 90이 넘은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어 기뻤다.


[필킨스의 사막여행]은 90번째 생일을 손녀 미란다 집에서 보내기로 한 필킨스 씨가 이글이글 햇살이 내리쬐는 사막을 무시무시한 괴물을 만나며 가지만, 가장 끔찍한 괴물 자고버트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작은 도움을 준 후 자고버트와 남은 여행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퀸틴 블레이크의 그림은 시원하다. 펜으로 흘리듯 그린 그림은 경쾌하고 생동감 있다. 밑그림 없이 바로 그린 듯한 등장인물, 너무나 익살맞고 가엾기까지 해 보이는 괴물, 가볍게 물을 잔뜩 머금은 물감으로 칠한 배경색이 91세의 경험으로 힘차고 거침없이 그린 느낌이다. 그림만 봐도 시원한 퀸틴 블레이크의 그림책의 내용은 따뜻한다.


퀸틴 블레이크는 [필킨스의 사막 여행]을 통해 자기 삶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사막이란 인연을 맺었던 많은 사람이 떠나간 어쩌면 감정적으로나 인간적으로 건조해진 삶이다. 하지만 다행히 배낭 안에 있는 물을 자고버트에게 베풂으로써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멋진 삶과 모험을 시작한다. 필킨스의 삶을 바라보는 자세처럼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싶다. 상황에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주하면서 해결해 가는 지혜를 볼 수 있다.


내가 베푼 작은 마음이 누군가에겐 삶을 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내 삶 또한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말해준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힘든 세상이 될 수도 있고, 앞으로 나가는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건 퀸틴 블레이크는 말하고 싶었나 보다.


미란다와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떠났지만 마지막 온 가족 기즈모, 프레드, 사만다, 오스왈드, 에밀리-프란체스카까지 다 있는데 미란다가 없다. 번역 후 옮기는 과정에서 빠진 걸까? 아님 미란다는 어딨지? 하는 의문이 남는다.


가끔 내 삶이 사막 같을 때가 있다. 사막을 걸으면서도 내가 조금 남겨 둔 물을 힘든 이를 위해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기를, 세상의 다른 면을 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기를 스스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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