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꽃이 되다 한림아동문학선
임화선 지음, 김삼현 그림 / 한림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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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은 맷돌답게, 맷손은 맷손답게

두부,꽃이 되다/임화선 글, 김삼현 그림/한림출판사 2023



[두부, 꽃이 되다]는 임화선 작가가 절에서 두부를 만드는 연수를 주인공으로 쓴 글이다. 연수의 엄마는 명나라로 두부를 만드는 사람으로 뽑혀 가고, 아빠는 병을 앓다 돌아가시자 신동사라는 절에 들어가 두부를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있다. 10살에 절에 맡겨져 13살로 커가면서 아이가 절에서 두부를 만들며 경험하는 원재 스님, 큰스님, 만식, 부뜰, 홍대감과 관계를 통해 아이가 겪는 혼란과 격동의 시간과 직업에 대한 마음가짐을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임화선 작가의 [두부, 꽃이 되다]를 통해서 세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 자기 삶은 자기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없이 절에 맡겨진 연수와 만식이의 삶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어른은 아이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것이다 말하면서 아이에게 그 삶을 살도록 하지만 아이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이다. 아이가 선택하는 삶 속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데 어찌 어려움이 없고 고민이 없겠는가? 모험도 해보고 스스로 부딪혀봐야 하는 삶을 어떻게 살지 답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이 와닿았다.


둘째, 삶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은 묻는다. "장래희망이 뭐니?"아이들의 대답은 선생님, 의사, 과학자 같은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직업을 말한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모두 그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제 나이를 먹으니 내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어렴풋이 답을 알아가는 듯하다. 이름을 높일 것인가? 뜻을 높일 것인가?


"자연은 그냥 생겨나지 않는 법이지. 길을 막고 있는 바위도 누군가의 ㅣ다리를 쉬게 해 주고, 이름 없는 들풀도 약으로 쓰일 때가 있거든."(81쪽)

셋째, 내가 있는 자리에 대한 소중함이다. 나보다 높은 곳을 봐야 발전이 있다고 말한다. 내가 있는 곳에 머물러 있으면 발전할 수 없다고 한다. 내가 있는 곳에서 나가는 한 걸음이야말로 발전 아닐까? 연수가 두부를 만들기 위해 돌려야 하는 맷돌과 메시 손이 서로 더 나은 자리만 보고 있다면 콩이 갈리겠는가? 갈리지 않은 콩으로 어찌 두부를 만들겠는가? 내가 있는 자리가 아무리 작아 보여도 그 자리는 내가 있어야만 하는 자리다.

"울퉁불퉁한 맷돌이든 매끈한 맷손이든 맷돌은 맷돌답게, 맷손은 맷손답게 그렇게 각자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법이다."(47쪽)


[두부, 꽃이 되다]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낯설고 잘 모르는 단어나 풍습이 나온다. 포장(궁중에서 두부를 만드는 사람), 연포회(두부를 얇게 썰어 꼬치에 꽂아 기름에 지진 다음 닭 국에 넣고 끓인 음식을 모여서 나누어 먹는 놀이), 예조 판서(의례, 과거 등에 대한 일을 맡던 예조의 으뜸 벼슬), 예조 참판(판서 다음의 서열) 등을 각주를 달아 설명해 주니 시대와 내용을 이해하기 쉬웠다.


다시 표지를 본다. [두부, 꽃이 되다]

저렴하게 단백질을 공급해 주는 요즘 시대 건강식 두부. 하얗게 화려하지 않은 두부가 꽃임을 알게 된다면 어떤 작은 것도 소중히 하고 진심으로 볼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될 거라 생각한다. 홍대감이 연수에게 지어준 시처럼.


"두부에는 다섯 가지 덕이 있으니,

부드러움이 첫 번째 덕이요,

쉽게 구할 수 없는 귀함이 두 번째 덕이요,

반듯함이 세 번째 덕이요,

몸을 깨끗이 해 주는 깨끗함이 네 번째 덕이요,

먹기 편하고 소박한 검소함이 다섯 번째 덕이라!"(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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