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말은요 What I'd Like to Say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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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이어지고 싶다면

윤금정 글,그림/맥스밀리언북하우스 2022



[ 내가 하고 싶은 말은요]를 보는 순간 따스한 색감에 빠졌다. 표지의 화사함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을 때 피어나는 꽃이고 싶은 아이의 모습이 마음에 와닿아 책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책을 처음 읽으면서 불편했다. 아리는 화나가 슬플 때 자신을 보살피려 하고 있는데, 엄마라는 존재는 아리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아리의 행동에서 자기가 관심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소통의 책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경우인가 싶었다. 아리를 이해하는 강아지 P, 와 새 B 마저도 아리의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고 함께 하는데 말이다.


주인공 아리는 화가 났을 때 스케치북에 마음껏 그림을 그리면서 자기를 위로할 수 있는 아이다. 슬픈 상황에도 빠져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피아노를 치면서 슬픔을 달랠 줄 아는 건강한 아이다. 자기를 위로하고 있는 아리에게 엄마는 나타나 그림에 관해 많은 걸 알려주려 하고, 피아노를 치고 있으면 음악에 관해 많은 걸 알려주려 한다. 그때 아리의 표정에서 행복함이 아니라 당혹감이라 느껴졌다.


아리가 아이스크림을 살 때 엄마도 아이스크림을 함께 산다.

-엄마도 아이스크림 좋아해?

-그럼 엄마도 아리만큼 아이스크림 좋아해.

이제야 진정 소통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의 표정에서도 내용에서도 편안함이 느껴진다.


내가 어휘를 늘려야 하는 언어는 아이와 내가 소통할 수 있는 "교감의 언어"이다. 나는 분명히 한국말을 하고 있지만 딸고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 딸과 나만의 교감어가 없기 때문이다. 교감어를 발달시켜야 우리는 상대방과 원활히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다. 딸이 감정어, 놀리어 등 어떤 언어를 구사하더라도 내가 딸과 통하는 교감어만 있다면 우리는 즐겁게 소통하고 더 돈독한 관계를 어이갈 수 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는 쌍둥이 두 딸의 엄마이면서 교감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책이 아이를 위한 책이 아니라 엄마를 위한 책일 거라 말한다. 아이들은 책을 보면서 처음에 화가 날지 모른다. 나처럼.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엄마와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아이가 먼저 엄마에게 제안한다면 아이와 기꺼이 대화할 수 있는 마음을 키우는 게 필요한 순간이다.


내가 내 아이와 대화할 때 내가 원하는 대화보다 아이의 흐름을 따라가는 대화를 했을 때 서로 더 가까워짐을 느낀다. 그 대화는 찰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아이의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힘으로 마음에 자리 잡게 된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매 순간을 교감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아이가 원할 때 마음이 충분히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요]를 통해 아이와 내가 함께 할 수 있는 교감어를 더 찾아봐야겠다는 다짐해 본다. 앞으로 성장할 아이와 내 삶을 위한 작은 노력을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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