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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물고기 ㅣ 천천히 읽는 과학 6
박광진 지음, 이은기 그림 / 현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쓰레기로 몸살 앓는 지구야. 미안해
변신물고기/박광진 글/이은기 그림/현북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박광진 작가는 아이들에게 바다생물에 대해 알려주기도 하면서 환경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변신 물고기]라는 책을 썼다.
변신 물고기는 바닷속에 버려진 쓰레기로 더 이상 삶의 터전을 누릴 수 없는 바닷속 생물들이 의태(를 통해 자신의 몸을 주변에 널려있는 쓰레기와 같은 모습으로 바꿔 상어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찬영이와 준영이가 던진 그물에 걸려 사람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생물이라는 걸 알아보지 못한다. 찬영이와 준영이는 방송에서 바닷속 생물들이 쓰레기처럼 변한다는 걸 보고 잡아온 바다생물도 그렇게 변한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리고 바다를 살리기 위해 쓰레기를 치우기로 마음먹고 바다로 나간다. 이미 많은 사람이 바닷속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보고 바다가 깨끗해져 생물들이 함께 살 수 있는 희망을 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박광진 작가는 책 끝에 부록처럼 <과학 플러스>를 마련해 [변신 물고기]에 나온 바닷속 생물을 소개한다. 책을 읽으면서 검색을 통해 보았는데 뒤에 자료가 있으니 등장한 생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흉내 문어가 요강으로, 유령실고기는 손수건으로, 투명 해파리는 슬라임으로 변한 까닭이 무엇인지 사진까지 첨부되어 있어 고개가 끄덕여진다.
TV에서 쓰레기를 삼켜서 죽은 새나 거북이, 배 속에 쓰레기가 가득해 죽은 고래를 본 적이 있다. 바다에 가보면 해안가로 밀려나와 있는 쓰레기를 만나기도 했다. 해안가가 이렇게 쓰레기인데 바닷속은 어떨까? 다큐에서 보던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산호, 바다 생물들로 가득하던 바닷속이 쓰레기로 뒤덮일 날도 멀지 않은 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 그런 생각이 들면 [변신 물고기]에서처럼 바다 생물이 살아남기 위해 쓰레기처럼 자신을 위장할 수도 있겠다. 너무 미안하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함께 살아야 할 다른 생물의 삶을 헤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함께 사는 지구다. 인간만 사는 지구가 아니라 바다와 육지 곳곳에 함께 사는 동물, 식물이 있다. 보이지 않는 바닷속이 어떤 모습일지 깊은 바닷속을 모두 알 순 없다. 하지만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든 많은 것이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자연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면 우리는 함께 살아갈 방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든 물건들이 자연의 순환에 어긋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잘 가. 바다 생물들아!
우리도 별의별 사건을 겪으면서 참 힘들었지만 분명 너희들도 많이 힘들었을 거라 생각해.
그러니 우리 서로 화해하자.
난 너희들이 엄마 품처럼 따스한 바닷속에서 정말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꼭 다시 원래의 멋진 모습을 되찾기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