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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 ㅣ 괜찮아, 괜찮아 14
이바 베지노비치-하이돈 지음, 하나 틴토르 그림, 이바나 구비치 외 옮김 / 두레아이들 / 2022년 4월
평점 :
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
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이바 베지노비치-하이돈 글/하나 틴토르 그림/이바나 구비치·조계연 옮김/두레아이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508/pimg_7318381883405753.jpg)
표지의 색이 진하고 어두운 녹색 표지에 할머니가 손을 뻗지만 아이는 손을 내밀면서도 뭔가 표정이 좋지 않다. 아이는 왜 할머니에게 손을 내밀면서도 어두운 표정일까? 아마 제목 때문이겠지 싶다. [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에 묻어나는 그리움, 서글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우리 외할머니가 나를 처음 못 알아볼 때 울컥한 감정이 올라왔다.
[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는 크로아티아의 작가 이바 베지노비치-하이돈이 글을 쓰고, 하나 틴토르가 그림을 그렸다. 주인공 아이는 하고 싶은 것은 뭐든 함께해 준 할머니와 추억이 많다. 뭐든 알고 있고 뭐든 손주가 하고 싶어 하는 걸 함께해 준 할머니. 그랬던 할머니가 늘 타던 버스를 잊기도 하고, 단추를 채우는 일도, 칼을 쓰는 방법도 잊어가면서 늘 하던 일도 까먹고 점점 식구들까지 잊어간다. 아빠도 아이도 상황을 이해는 하지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할머니와 함께한 즐거웠던 추억을 생각하며 할머니가 자기를 기억하지 못해도 자신은 영원히 할머니를 기억할 거라는 다짐을 하는 이야기이다.
[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를 접하면서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외할머니는 늘 하던 일을 잊어가고, 할머니의 기억 속에서 가족들도 하나 둘 지워지며, 말마저도 점점 사라졌다. 이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도 못 알아보지만 외할머니의 앙상한 손을 잡으면서 말을 건다. " 외할머니, 저 왔어요." 나를 향한 눈 맞춤도 없고, 내 이름도 불러주지 않지만 외할머니를 보고 있으면 어릴 적 나를 향한 한없는 사랑을 보여주셨던 모습이 따뜻하게 떠오른다. 우리 아이들도 아마 할머니가, 할아버지가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변한 모습을 보더라도 그 또한 자연의 섭리임을 받아들이고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사랑이라는 힘을 느끼며 세상을 살아가면 좋겠다.
할머니가 아빠를 알아보지 못하던 날 책 표지와 같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에 우산을 쓴 아빠의 모습이 표정이 직접 보이지 않지만 그 마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우산 꼭지를 붙잡고 있는 아이는 어떤 의미를 생각하며 그림 작가는 그렸을지 궁금하다. 면지까지 꼼꼼히 할머니와 추억을 그려낸 작가가 어떤 의도였는지 알고 싶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508/pimg_7318381883405754.jpg)
할머니는 내가 누군인지 모른대요
그래도 나는 할머니와 함께 웃는 게 좋아요
할머니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나는 할머니가 누구인지 영원히 기억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