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 괜찮아, 괜찮아 14
이바 베지노비치-하이돈 지음, 하나 틴토르 그림, 이바나 구비치 외 옮김 / 두레아이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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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

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이바 베지노비치-하이돈 글/하나 틴토르 그림/이바나 구비치·조계연 옮김/두레아이들



표지의 색이 진하고 어두운 녹색 표지에 할머니가 손을 뻗지만 아이는 손을 내밀면서도 뭔가 표정이 좋지 않다. 아이는 왜 할머니에게 손을 내밀면서도 어두운 표정일까? 아마 제목 때문이겠지 싶다. [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에 묻어나는 그리움, 서글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우리 외할머니가 나를 처음 못 알아볼 때 울컥한 감정이 올라왔다.



[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는 크로아티아의 작가 이바 베지노비치-하이돈이 글을 쓰고, 하나 틴토르가 그림을 그렸다. 주인공 아이는 하고 싶은 것은 뭐든 함께해 준 할머니와 추억이 많다. 뭐든 알고 있고 뭐든 손주가 하고 싶어 하는 걸 함께해 준 할머니. 그랬던 할머니가 늘 타던 버스를 잊기도 하고, 단추를 채우는 일도, 칼을 쓰는 방법도 잊어가면서 늘 하던 일도 까먹고 점점 식구들까지 잊어간다. 아빠도 아이도 상황을 이해는 하지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할머니와 함께한 즐거웠던 추억을 생각하며 할머니가 자기를 기억하지 못해도 자신은 영원히 할머니를 기억할 거라는 다짐을 하는 이야기이다.



[할머니가 나를 모른대요]를 접하면서 외할머니가 생각났다. 외할머니는 늘 하던 일을 잊어가고, 할머니의 기억 속에서 가족들도 하나 둘 지워지며, 말마저도 점점 사라졌다. 이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도 못 알아보지만 외할머니의 앙상한 손을 잡으면서 말을 건다. " 외할머니, 저 왔어요." 나를 향한 눈 맞춤도 없고, 내 이름도 불러주지 않지만 외할머니를 보고 있으면 어릴 적 나를 향한 한없는 사랑을 보여주셨던 모습이 따뜻하게 떠오른다. 우리 아이들도 아마 할머니가, 할아버지가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변한 모습을 보더라도 그 또한 자연의 섭리임을 받아들이고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사랑이라는 힘을 느끼며 세상을 살아가면 좋겠다.



할머니가 아빠를 알아보지 못하던 날 책 표지와 같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에 우산을 쓴 아빠의 모습이 표정이 직접 보이지 않지만 그 마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우산 꼭지를 붙잡고 있는 아이는 어떤 의미를 생각하며 그림 작가는 그렸을지 궁금하다. 면지까지 꼼꼼히 할머니와 추억을 그려낸 작가가 어떤 의도였는지 알고 싶다.



할머니는 내가 누군인지 모른대요

그래도 나는 할머니와 함께 웃는 게 좋아요

할머니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나는 할머니가 누구인지 영원히 기억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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