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부자 오줌 부자 천천히 읽는 책 53
윤태규 지음, 전선진 그림 / 현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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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인간

똥 부자 오줌 부자/윤태규 글/전선진 그림/현북스



현북스에서 나온 윤태규 작가의 [똥 부자 오줌 부자]는 그냥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작가가 살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작가는 <들어가며>에 어릴 때부터 이야기꾼으로 자란 아이인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늘 학교를 다녀오면 어머니에게 학교 이야기, 재미있게 읽은 책 이야기를 하다 보니 동화 작가인 지금 자신이 되었다며 내가 겪은 이야기를 남에게 들려주는 일은 과정 자체만으로 아주 훌륭한 공부라며 겪은 일을 날마다 들려주라고 강조한다.


[똥 부자 오줌 부자]는 마을에서 함께 살아요, 학교에 함께 다녀요, 자연과 함께 살아요 세 묶음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 시절 겪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다 보니 다큐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 이야기이다 보니 찡한 감동까지 느껴진다.


이 책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묶어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도 함께 제시한다.

첫째는 사회에 대한 문제이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쉽게 글을 읽고 쓸 수 있지만 우리는 과연 바르게 사용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일제 침략기 우리말을 못 쓰게 하는 환경에서도 지켜온 한글을 배워 다른 사람을 위해 글을 읽어주기도 하면서 나누던 삶이었다. 익히고 쓰고 쉽게 만들어진 한글을 나이 먹어 익힌 할머니 이야기를 통해 영어로 쓰인 간판과 표현의 홍수 속에서 다시 까막눈이 되는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질문한다.


둘째는 학교의 모습이다. 작가 윤태규는 학교 선생님이었다. 학교에서 토론 시간이 친구가 산에 불을 지르지 맙시다 하며 한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쇠젓가락을 언제든 가지고 다니면서 살게 된 어린 태규의 이야기는 친구들과 나누는 시간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님을 말한다.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 칠판, 아이에게만 강요하는 방학 계획이 아니라 선생님인 자신도 함께 계획을 세워 실천해가는 모습을 보이는 학교, 아이들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끔 기회를 주는 학교 모습이 윤태규 작가가 꿈꾸고 실천한 학교의 모습뿐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야 할 학교의 모습 같았다.


셋째는 자연 속에서 인간이 배워야 하는 지혜이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풀과 나무가 서로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려하며 자라는 모습을 배울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아이들이 자연에서 놀지 못하게 되면서 자연도 스스로 번식하는 힘을 잃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할미꽃 이야기로 전해준다. 아이들은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똥 부자 오줌 부자]는 우리에게 그냥 옛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자기 경험을 전하기 위해서 쓴 글만은 아니다. 아이들이 읽으면 "옛날엔 그랬어요?" 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는 삶에 대한 가치와 정의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윤태규 작가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함께"라는 가치였구나 싶다. 한자를 보아도 은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가 같이 살아아가야 할 세상에 대해 꿈꾸고 생각해 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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