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보물창고 햇살어린이 81
김은옥 외 지음, 양예린 그림 / 현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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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되는 이야기, 이어지는 이야기

아버지의 보물창고/김은옥,문은실,송경애,송영희,임현경/현북스


초가집 평상 위 낟가리와 우표, 햇살이 어리는 우물. 표지를 보면서 나는 정겹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접하는 사람 중 얼마나 이 풍경을 정겹다고 느낄까? 내가 경험한 평상과 평상에서 따뜻한 시골 가족의 모습, 우물을 길어 세수를 하고, 그 우물에 어린 내 얼굴과 그 얼굴 뒤에 흘러가는 구름을 보던 시간을 알 수 있을까? 편지에 붙여 보내던 우표를 모으던 그 기분을 아이들은 알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현북스에서 다섯 명 작가의 이야기를 묶어 [아버지의 보물창고]라는 책을 내었다. 김은옥, 문은실, 송경애, 송영희 임현경은 성루독서교육연구회의 일원이면서 책고리 이야기꾼으로 활동하는 분들이다. 작가마다 자기 이야기 두 개씩을 풀어놓는다.


내가 가장 마음에 와닿은 이야기는 김은옥 님의 이야기이다. 무심한 듯하지만 따뜻한 아버지의 사랑을 시골의 평상에서 경험했고, 시골의 우물가에서 경험한 내 어린 시절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송영희님 딸기 서리, 송경애님의 수박서리에 대한 이야기도 어린 시절 서리를 경험해 보았기에 더 와닿았다. 애장 무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적 소풍 간 산에는 무덤이 많아서 늘 소풍이지만 무섭다는 생각도 한 적이 있다. 나는 이야기를 보면서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아이도 재미있다고 했다. 어떤 점이 재미있었는지 물었더니 자기도 외갓집 가서 해본 것도 있어서인지 낯설지는 않았고 뭔가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고 한다.


이야기꾼을 자초하는 다섯 분의 자신의 이야기지만 이야기는 우리들이 살아온 이야기이기도 하다. 살아온 이야기는 진심이 들어있고, 마음이 깃들어 있어 전해지는 힘이 있다. 요즘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는 유치하고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나도 내가 어릴 적 이야기를 가끔 해주면 신기해하기도 하고, 내가 어릴 적 놀던 놀이를 알려주면서 내가 놀던 이야기를 하면 더 진지하게 더 재미있게 반응한다.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기록이다. 전해지면서 이어지는 게 이야기이다. 우리가 옛날처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듣는 시절은 아니지만 지금도 우리는 옛이야기를 들으면서 때로는 눈물 흘리고 때론 통쾌해하기도 한다. 이 경험은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기록되고 전해지면서 지금 당장은 경험할 수 없는 것을 느끼고 힘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창작으로 쓰이는 많은 이야기도 아이에게 상상력을 키워주고 보지 못하는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해줌은 분명히 맞다. 하지만 이렇게 실제 이야기가 전해졌을 때 주는 힘을 기억해야겠다.


이야기마다 말미에 이야기 배경과 작가 소개가 있는데 이야기 배경은 앞에 이야기가 반복되는 느낌이 들어 꼭 필요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차례에 있는 <우리 아이에게 들려주는 우리 이야기>에 실제 이야기의 준비과정(주제 정하기→주제와 관련된 사건 찾기→이야기 구성하기→이야기 꾸미기→반복연습, 이야기의 완성)을 보니 이야기를 만들어 하기 어려운 이를 위해 이야기를 어떻게 꾸미면 좋을지 도움이 되겠구나 싶었다.


이야기를 할 때는 그림이 그려지는 말(의성어, 의태어, 이미지를 그리면서 상상할 수 있는 말), 듣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말, 늘 사용하는 일반적이고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말, 사물과 생활환경을 깨닫고 배우는 말, 바르고 옳은 행동과 언어를 배워갈 수 있는 있는 말을 사용하면 좋다는 팁도 있다.


이제 준비가 되었다면 우리도 이야기를 해볼까?

우선 오늘 경험한 작은 이야기부터 그려지듯, 나누듯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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