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은 왜 말이 안 통할까? - 뇌과학자와 함께하는 십대 : 부모 소통 프로젝트 마음이 튼튼한 청소년
딘 버넷 지음, 김인경 옮김 / 뜨인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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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부모 소통 프로젝트

엄마랑은 왜 말이 안 통할까?/딘버넷 지음/김인경 옮김/뜨인돌2022

 

북스타트 교육으로 뇌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다. 아이의 발달과 뇌과학을 연결시킨 설명이 과학적이기도 하고 신선한게 느껴졌다. 아이가 커서 사춘기에 접어드니 "옷 좀 치우자" "좀 일찍 일어나자" 하며 다른 엄마들처럼 말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이에게 마음을 열겠다는 다짐은 어디 갔는지 좌절도 되고, 나도 어쩔 수 없는 보통 엄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 차였다.

 

 

[엄마랑은 왜 말이 안 통할까?]는 딘 버넷이 청소년의 입장에서 마음과 뇌의 작동 원리를 알려주고 부모 자녀 관계에 현실적인 대답을 제시할 필요를 느껴서 쓴 책이라 소개한다. 딘 버넷의 본업은 영국 카디프대학교 교수이자 대학 내 정신의학 임상신경과학 연구소의 연구원이지만 작가, 스탠딩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라 소개한다. 그래서인지 뇌과학이라고 해서 조금 어렵고 딱딱한 내용 일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펼친 책은 대화체로 써서 편하게 이야기하듯 느껴졌고, 가끔은 딸에게 하는 말로, 가끔은 무거운 주제와 마음이 들 때 재미난 말을 넣어 가볍고 친근하게 이야기를 읽어갈 수 있었다.

 

딘 베넷의 [엄마랑은 왜 말이 안 통할까?]는 총 6개의 장으로 구분해서 이야기를 한다. 각 장은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을 주제로 잡아 이야기를 시작하니 내가 지금 가장 민감한 말부터 읽어도 좋을 듯하다. 난 <1장 너는 집이 무슨 호텔인 줄 알지><2장 일어나, 지금이 몇 신데 아직 자고 있어><3장 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을 때야>가 내가 자주 쓰는 말이라 여기부터 시작했다.

 

 

책을 읽고 나니 사춘기 아이의 뇌와 마음이 이해되었다. 사춘기의 뇌는 새롭고 참신한 걸 추구하면서 존중받고 싶어 한다, 독립을 추구하지만 사회적 관계를 위해서도 노력 중이라는 것이다. 아이에게 부모가 베풀던 보살핌이 당연했는데 청소년이라고 직접 하라고 하는 건 아이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잇다는 것도 다시 짚어보게 되었다. 청소년 시기에 잠을 들게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수치가 새벽 1시쯤 가장 높게 나오니 늦게 잘 수밖에 없고, 잠을 많이 자는 것도 아이의 뇌가 재구성 중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 사용하다 보니 피곤해서라는 것도 알았다. 아이의 행동이 하나하나 이해가 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의 입장에서 얼마나 억울했을까 싶기도 하고, 이해받지 못해 아쉽고 서러운 적도 있겠다 싶었다. 아이 입장에서 세상을 보니 엄마인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일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십 대-부모 소통 프로젝트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어 아이 편에서 부모님에게 이해를 강요하지만은 않는다. 부모는 이미 뇌가 새로운 걸 받아들이기 힘든 상태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디지털 세대로 변화하는 걸 바라본 이주민이기 때문에 아날로그와 디지털 양면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부모도 사실은 자녀인 아이보다 모르는 것도, 부족한 것도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청소년 입장에서 부모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부모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준다.

 

 

<4장, 뭐가 그렇게 우울한데>는 청소년의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다. 우울하고 침울한 기분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고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가볍게 넘기기만 해서 될 일은 아니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 상담을 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관에 대한 정보가 있어 아이가 부모와 대화가 힘들다면 책을 넘겨 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막연히 10대가 된 아이와 말이 안 통하고 벽이 쌓여간다면 이 책은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이의 입장만을, 그렇다고 어른의 입장만을 대변하지도 않기에 함께 읽어보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지고 소통이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책을 읽고 "엄마가 읽어보니 네 행동이 이해가 되더라. 너도 읽어보면 너가 왜 그런 행동과 마음이 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 하면서 아이에게 건네니 웃으면서 받아서 훑어본다. "읽어볼게요." 하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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