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 질 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81
유리 슐레비츠 지음,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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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해 질 녘

겨울해질녘/유리슐레비츠 글 ,그림/이상희 옮김/시공주니어

 

해가 지는 저녁 모습과 따스한 색감, 아이가 할아버지와 함께 개를 데리고 걷는 모습이 매력인 유리 슐레비츠의 의 [겨울 해 질 녘]을 만났다. 전에 [겨울 저녁]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던 책이 이번에 시공주니어에서 다시 출판했다. [겨울 해 질 녘]은 무광택 표지에 아이와 할아버지, 개는 투명하게 코팅해 더 눈에 들어왔다. 제목 위에 원제인 [DUSK]도 적혀있어 원한다면 원서를 쉽게 찾아 읽어볼 수 있다.

 

 

옮긴이도 이상희로 같으나 번역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진행형임을 굳이 강조하기보다 자연스러운 말로 바꾸고, 글씨 크기를 크게 해서 끊어 읽기에 리듬감이 더 있다. 이번 책은 작품 설명에 그림이 그려진 배경이나 그려진 축제인 '하누카'와 '콴자'어떤 축제인지 설명이 있어 미국의 문화를 잘 느낄 수 있었다. 전에는 크리스마스와 축제의 밝은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설명을 읽고 보니 다문화가 어우러진 미국 축제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유리 슐레비츠는 무슨 까닭으로 책을 썼을까? 유대인인 유리 슐레비츠가 옮겨와 살던 뉴욕의 크리스마스 즈음 도시 모습을 추억하면서 남기려고 그렸을 수도 있겠다. 겨울 해 질 녘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아이는 강가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면서 "슬퍼요. 또 하루가 갔어요" 하고 아쉬워한다. 할아버지는 담담히 "저녁이 되었구나." 하고 받아들이고는 도시로 걸어온다. 도시에는 어둠이 점점 깔리지만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인다. 한쪽에서는 밝고 환한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며 점점 밝아진다.

 

아이가 "슬퍼요. 하루가 갔어요." 하고 말하는 것처럼 나도 슬플 때 해지는 모습을 보면 외롭고 서글프다. 내 삶이 가라앉는 느낌이다. 기쁠 때 해지는 모습을 보면 해가 넘어가는 순간의 하늘은 따스하고 사랑스럽다. 아주 강하지도 않고 눈부시지도 않으면서 따스함과 포근함은 마음 가득 느껴진다.

 

내가 만난 겨울 해 질 녘은 나에게 삶의 이야기라고 말하는 듯하다. 태어나는 순간은 밝음이다.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 해 질 녘의 풍경은 삶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 따스하게 안아주고 잘 한 게 있다면 잘 했다고 격려해 주는 느낌이다. 저녁이 되어 점점 어둠이 내려앉지만 그 속에서 삶은 있다고. 어둠 속에도 빛은 있고 축제처럼 밝은 희망이 숨어 있다고. 그러니 어둠을 겁내지 말라는 것 같다.

 

 

따스한 색감으로 물든 [겨울 해 질 녘]을 보고 있으니 진짜 해지는 풍경을 보러 나가고 싶다.

저물어가는 해를 마주 보며 이야기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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