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묻은 세계사 - 인간의 역사는 화장실의 역사 I need 시리즈 28
김성호 지음, 강은옥 그림 / 다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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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다

똥 묻은 세계사/김성호 글/강은옥 그림/다림

 

인간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다 "- 빅토르 위고

 

 

똥은 아이에게 매력적인 존재였다. " 똥" 소리만 나도 웃고, 똥을 누고는 "오늘은 뱀똥이야, 나 건강한가 봐. 길쭉한 황금똥인데" 하면서 자기가 눈 똥을 평가하고 자랑했다. 똥 이야기책이 왔다고 하니까 "뭔데?" 하면서 관심을 보이며 쓱 책을 가져가 보기 시작한다.

 

 

김성호 작가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똥을 소재로 하여 세계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똥 묻은 세계사]를 썼다. [똥 묻은 세계사]는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장실이 무엇 때문에 만들어졌는지, 위생과 똥, 화장실이 점점 변화하는 이야기, 화장실에서 변기와 한 친구가 된 휴지와 비데, 화장실과 인권, 환경을 생각하는 화장실로 나뉘어 있다.

 

 

 

각 장 처음을 역사적인 이야기로 시작함으로써 역사적인 흥미를 갖게 해준다. 중간엔 tip 이란 코너를 두어 재미난 이야기도 소개하고, 부록에는 똥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 생각해 볼거리도 함께 던진다. 마지막 변하는 화장실에 소개된 에코산(Eco San)은 "eco(환경)+Eco-Sanitation(생태화장실)"을 합성한 단어이다. 이 화장실은 물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소변과 대변을 분리하는 형태로 화장실 바닥에 두 개의 통이 있어 한 통에 배설물이 가득 차면 뚜껑을 덮어 퇴비를 만들어 밭에 뿌리고 퇴비로 쓸 수 없는 폐기물은 땅에 버리는 형태라고 설명한다. 동네 텃밭에 있는 화장실이 구멍이 앞뒤로 뚫려있고 생태적인 화장실이라고 신기하게 생각하며 이용한 적이 있는데 이게 에코산이었다는 것도 알았다.

 

[똥 묻은 세계사]는 우리가 익숙하고 친숙한 소재의 똥이지만 똥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니? 하고 묻는 책이기도 하다. 첫째, 화장실이 만들어진 까닭을 생각해 봄으로써 인류의 역사까지 돌아보게 한다. 둘째, 전 세계의 다양한 화장실과 과거 우리나라 위생과 화장실까지 훑어준다. 셋째, 인구는 많아지고 화장실은 꼭 필요하지만 환경을 위해 화장실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해준다. 똥과 함께 살아온 사람의 삶, 그리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지에 대한 질문까지 하고 있다.

 

 

1장에서 소개된 악바르 왕의 이야기처럼 사람에게 가장 기본적인 욕구에 해당하는 배설을 통해 세계사의 뒷이야기를 만났다. 그리고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똥을 발효시켜 비료로 사용하면 지구 전체 인구 70억 명 중 20억 명의 식량밖에 생산할 수 없다니 화학비료의 사용을 외면할 수도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식량난과 배설의 문제를 해결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 많은 사람이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사람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화장실도 어떻게 하면 될지, 하루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배설을 하고, 그 때문에 얼마난 많은 물을 쓰고 있는지를 보면서 아이도, 나도 놀랐다. 책을 읽고 나서 아이와 똥 퀴즈를 내고 맞춰보기도 했다. 똥 이야기를 아이와 더 재미나고 자연스럽게 하면서 역사 상식까지 늘리는 시간을 보내 즐거웠다.

 

 

어른에겐 똥을 통해 역사를 접한다는 사실이 좀 더럽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아이들에겐 친숙하고 흥미롭게 다가가는 모습이었다. 똥이 묻었다고 더럽게만 볼 일은 아니라 본다. 메슬로우의 욕구이론에 따르면 가장 기본적인 생존의 욕구에 속하는 것이 먹고 싸는 일이다. 생존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욕구로 나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똥에 대해 알고 싶다면, 세계사의 재미난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김성호 작가의 [똥 묻은 세계사]를 만나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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