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깍나라 제각각 시계 햇살어린이 79
임어진 지음, 주민정 그림 / 현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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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리에 맞춰 제각각 시계

재깍 나라 제각각 시계/임어진 글/주민정 그림/ 현북스

 

 

임어진 작가의 [재깍 나라 제각각 시계]는 크게 4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재깍 나라 제각각 시계>, <미래의 엄청난 숙제>, <먼지하고 놀았어>, <동티 재판>이다. 각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임어진 작가는 단편동화집 [재깍 나라 제각각 시계]을 통해 크게 두 가지를 말하고 있다고 본다.

첫째, 우리 모두 자기 삶을 나름의 시간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틀 속에서 살아야 하는 삶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 본다. 자기 소리를 내면 서 자기 삶을 살 때 진정한 행복은 온다. <재깍 나라 제각각 시계>의 시계들이 자기가 내고 싶은 소리를 내면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진정 그렇다.

 

"거봐요. 나도 태엽시계 안 할 거예요."

다운이는 씩 웃어 주고는 제방으로 폴짝 뛰어 들어갔어요. 입속으로는 토끼가 하던 말을 속살대면서요.

"제각각, 제각각, 제각각, 제각각."(31쪽)

 

 

둘째,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먼지하고 놀았어>에 나온 이야기처럼 우리는 우주에서 보면 먼지만큼 작은 존재이다. 그런 작은 존재는 <미래의 엄청난 숙제>에서처럼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아끼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게 삶이다. 자기 이익만을 바라며 다른 이를 해 코치하지 않고 살 때 서로가 더 행복하고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동티 재판>에서처럼 당장 불편하고 편의주의적 삶을 찾기보다는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는다면 사람뿐 아니라 느티나무, 느티나무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다른 생명체도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된 터나 누구나 집 같은 걸 함부로 손대려다 화를 입는 걸 동티라고 하지이 "(102쪽)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뜨끔하게 남는 내용이 있었다. <먼지하고 놀았어>의 미솔이의 부모는 어린이날 즐거웠던 일을 일기로 써 가야 한다는 숙제를 위해 어린이날이라고 놀이공원에 데리고 가고, 어버이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인사 다니고, 집에 와서는 엄마 아빠 친구가 왔으니 이제 방으로 가서 숙제를 하라고 한다. 하지만 미솔이는 쓸 게 없다고 고민하다가 집에 와서 만난 상상친구 먼지하고 만 놀았다고 적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시간인가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아이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다녔지만 정작 아이에게 남은 건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던 시간이다. 아이를 정말 위한다면 아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아이와 대화를 통해 잘 알아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오늘은 2021년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 날의 서평을 쓰면서 내년에는 우리 식구가 자기 시각으로, 자기 걸음으로,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눠봐야겠다 다짐한다. 내 걸음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고 서로를 받아들이고 서로의 삶을 지지해 줄 수 있는 동반자로의 삶을 살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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