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뒤로 날지 않는다 천천히 읽는 책 47
하종오 지음, 남리사보선 그림 / 현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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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다운 삶

새는 뒤로 날지 않는다/하종오/남리사보선그림/현북스

오랜만에 현북스의 천천히 읽는 책 시리즈[ 새는 뒤로 날지 않는다]를 받았다. 둥지에서 알을 깨고 나와 하늘을 응시하는 아기 새와 곁에서 남은 알껍데기를 떼어주는 아기 새, 바닥에 누워있는 아기 새, 그런 아기 새들을 보고 있는 부모 새의 표지 그림이다. 추석 즈음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 보는 나에게 뭔가 하늘에서 의미를 찾아보게 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하종오의 장편동화 [새는 뒤로 날지 않는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도요새]의 개작임을 작가의 말을 통해 밝혀두고 있다. <이야기 앞에> " 나는 한 마리 새다." 하고 시작하는 문장부터 뭔가 생각할 거리가 많겠구나 싶었다.

하종오는 철새인 도요새의 삶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묻는다.

첫째, 삶은 전진뿐 돌아가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제목처럼 '모든 새는 뒤로 날지 않는다. 묵묵히 앞을 향해 나갈 뿐이다. 아무리 날갯짓을 바꿔보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건 그럴 수밖에 없는 숙명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그건 또 앞으로 나가면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라는 선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날갯짓만으로 날아야 하는 도요새처럼 스스로 끊임없는 노력으로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둘째, 자기 삶은 스스로 일궈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엄마, 아빠, 고요한별빛도요, 거친바람도요, 맑은은하수도요 각각의 삶은 자기가 어떤 경험을 하고,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스스로 찾아낸 진정한 나의 모습은 너무 다르지만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싶다.

셋째, 진정한 삶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가장 평범하게 보이는 삶으로 돌아가지만 그것이 가장 도요새 다운 삶임을 깨닫는 고요한 별빛도요를 보면서 순환하고 매일 같아 보이는 일상이 얼마나 사람다운 삶을 사느냐에 따라 달라짐을 보여준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 있는가? 스스로 던진 다양한 물음에 답을 찾아가면서 터득한 지혜는 똑같아 보이는 하루하루에 의미를 더한다. 흔들리는 듯한 삶은 단단히 야물어져 풍요롭고 행복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아버지, 생각해 보니 제가 이루고 싶었던 꿈은 오로지 도요새다운 도요새였어요"

"오, 그래? 그러면 허공의 세상을 떠나 지상으로 가거라. 그 꿈은 지상에서만 이룰 수 있다. 일생 날갯짓만으로 북극권과 남반구를 왕복하는 비행을 하고, 생이 다할 때쯤 북두칠성으로 가렴. 그러면 가장 도요새다운 도요새가 된다. "(93쪽)

우리는 꿈만 꾸는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사람다운 삶을 살고 있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삶의 방향을 바로잡고 있는가? 어린 도요새에게 아버지가 한 말이 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말이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에게 목표를 가지라는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진정한 나를 찾는 여행에서 방향 등이 되었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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